- 시간당 최대 79㎜ 비 쏟아져
- 동천 범람하며 차량 수백대 침수
- 해운대 도로 통제로 교통대란
- 사직동~센텀 2시간 넘게 걸려
- 시 “발빠른 대처” 자랑 자료 배포
지난 10일 부산지역에 최대 250㎜의 물폭탄이 쏟아져 도심 곳곳이 물난리를 겪으면서 한때 도심 기능이 마비됐다. 이 물난리로 시민 피해가 극심했는데도 부산시는 ‘물폭탄에도 인명피해는 없었다’는 식의 자화자찬으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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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부산 동구 범일동의 침수지역에서 피해 주민이 부산적십자사 봉사원들이 제공한 음식으로 식사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
12일 부산경찰청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전 11시30분 기준 부산 대부분 지역에 100∼250㎜ 비가 쏟아지면서 동래구와 연제구 온천천 일대의 세병교·수연교·연안교 하부도로가 침수해 전면 통제되는 등 피해가 잇달았다. 단시간에 내린 많은 비로 인해 동구와 부산진구를 걸쳐 흐르는 동천이 범람해 인근에 있던 차량 수백 대가 침수됐다. 심지어 동천이 범람했을 당시 인근 주민에게는 재난 문자도 발송되지 않았다. 주민은 “진행 중인 동천 정비 공사로 인해 하천이 범람한 것은 아닌지, 또 비가 온다는데 걱정된다”고 말했다.
해운대구 파라다이스 호텔 인근과 올림픽교차로, 도시철도 3호선 거제역 인근도 침수로 통행이 통제돼 극심한 교통체증이 빚어졌다. 동래구 사직동에 사는 40대 직장인 A 씨는 “지난 10일 오전 집에서 회사가 있는 센텀시티까지 자동차로 2시간 넘게 걸렸다. 도로가 거의 다 침수돼 오가도 못하는 상황이었다”며 “비가 많이 올 때마다 이런 일이 반복되니 어처구니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부산소방본부는 당일 오후 4시까지 인명구조와 배수지원, 안전조치 등 모두 195건의 소방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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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일 부산에 많은 비가 내리면서 해운대구 벡스코 앞 도로가 물에 잠겨 흔적이 사라진 모습. 부산경찰청 제공 |
이날 지역별로는 영도구가 가장 많은 250㎜를 기록했고, 북항 244㎜, 남구 220㎜, 사하 188㎜, 가덕도 167㎜, 기장 166.5㎜, 사상 164㎜, 부산진 163㎜, 해운대 143㎜, 동래 137㎜의 순이었다. 하루 강수량으로는 최근 20년 내 6번째로 많다. 특히 영도구에는 시간당 최대 79㎜를 기록했다. 북항 68㎜, 남구 68㎜, 해운대 57㎜, 사하 53㎜, 사상 45㎜가 뒤를 이었다. 시간당 최대 강수량 기준으로는 20년 내 9번째 기록이다.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남쪽에서부터 많은 수증기가 공급되면서 길목에 놓인 남해안과 특히 부산에 많은 비가 내렸다”면서 “전국을 통틀어 부산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시는 당일 호우경보가 발령되자 시와 구·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즉각 가동하는 등 발 빠른 대처에 나서 다행히 인명피해가 없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내놨다. 한 시민은 “공무원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 재난 대비와 대응인데, 인명피해가 없다고 공무원들이 잘했다고 생색을 내니 참 한심하다”며 “매년 비가 많이 올 때마다 반복되는 피해 대책이나 제대로 마련하고, 재난 대응 평가는 조용히 내부에서 진행하는 게 진정한 공무원의 자세”라고 꼬집었다. 김미희 김진룡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