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붕괴 우려 무허가 건물 3374채…장마철 무방비

부산 산복도로 골목에 밀집, 폭우 땐 이웃 건물까지 위협…안전 위한 증·개축도 불법

시와 구·군 관리기준 없어…단속과 이행강제금 제각각

  •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   입력 : 2020-07-14 22:05:32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14일 부산 서구 남부민동 산복도로 주택가. 지난 13일 새벽 1시24분께 쏟아진 폭우로 붕괴된 주택 건물이 계속되는 비에도 제대로 복구되지 않은 채 비닐에 덮여 있다. 사이사이 보이는 널브러진 건축자재와 폐가구만이 이곳에 집이 있었음을 짐작케 한다. 1985년 9월 준공된 이 건물(연면적 42㎡)은 오래전부터 빈집으로 방치돼 다행히 붕괴로 인한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곳 주위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어 자칫 옆 건물까지 무너지는 게 아닌가 이웃주민을 불안하게 한다. 경사진 산길을 중심으로 집이 모인 탓에 한 곳이 붕괴되면 아래 집까지 충분히 연쇄 참사가 일어날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옆집에 사는 전순득(64) 씨는 “밤중에 갑자기 집이 무너지는 소리가 나 깜짝 놀랐다. 가스가 새는 냄새도 나 밤새 한숨도 못 잤다”며 “우린 여름만 되면 태풍이나 폭우 소식이 제일 두렵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부산 서구 남부민동 산복도로의 한 무허가 주택이 지난 13일 새벽 내린 집중호우에 붕괴, 방치된 모습을 한 주민이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부산 곳곳에 있는 무허가 건축물이 안전 사각지대에 놓여 인명사고 우려를 높인다. 폭우와 산사태 등 재해에 취약하지만 제대로 된 안전관리 기준이 없어 특히 장마철에는 ‘시한폭탄’이 된다.

무허가 건축물은 말 그대로 지자체 허가 대상이 아니어서 건축물대장에 등록되지 않는다. 부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6개 구·군에 총 3374개의 무허가 건축물이 있다. 강서구가 771개로 가장 많고, 서구가 66개로 가장 적다. 한국전쟁 당시 많이 지어져 주로 원도심 산복도로의 좁은 골목을 중심으로 밀집돼 대형사고 위험을 높인다.

문제는 안전관리가 어려워 사실상 방치된다는 점이다. 무허가 건축물이어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는 지침만 있을 뿐, 지자체와 소방의 안전관리 단속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서구 관계자는 “구가 할 수 있는 일은 관내 건축물 점검 때 위험요소를 발견해서 조처하거나, 사고 발생 이후 주민에게 안전에 유의하라고 알리는 정도”라고 말했다.

결국 안전관리 책임은 무허가 건축물의 소유주 몫이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작은 개·보수 정도는 할 수 있으나 건물 내구성 강화를 위한 증축 등은 단속 대상에 포함돼 적발된다. 안전한 건물로 고칠 수도 없는 셈이다. 무허가 건축물 단속이나 이행강제금 부과 규정도 구·군마다 제각각이다. 영도구와 기장군은 서울시 건축조례를 준용해 1981년 12월 31일 이전에 지어진 건물은 기존 무허가 건축물로 분류해 단속하지 않는다. 나머지 구는 모든 무허가 건축물에 이행강제금을 물린다. 서구는 1992년 이전 건축물에 대해서는 이행강제금의 80%를 감면하지만, 다른 구는 사정이 다르다. 부산시 관계자는 “무허가 건물은 건축물대장에 등록돼 있지 않아 별도의 안전정비나 관리사업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4. 4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7. 7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8. 8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9. 9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10. 10[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속보] 김민석 "'조희대 탄핵 추진' 논의 공식화"
  3. 3이 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담아내야" 국회에 개헌 논의 촉구 (종합)
  4. 4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5. 5이헌승 "국제신문 실질적 대주주 조사 미흡" 질타에 부산노동청장 "다음주 면담"
  6. 6李대통령 지지율 39%, 하락세 멈췄다…민주 36% 국힘 27%
  7. 7李대통령 “국무회의 비공개 동의못해…할말 못하는 국무위원 없다 확신”
  8. 8이혼소송 중 주소 노출…서울고법원장, 아내 살해 공무원 사건에 “제도개선”
  9. 9李대통령 “부마항쟁과 5·18 헌법 수록 개헌, 국회가 나서달라”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첫 출근에 "피아구별 없이 엄중 수사하길"
  1. 1부산 이전 1차 공공기관 4곳, 수도권에 여전히 495명 잔류
  2. 2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3. 3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6. 6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7. 7부산 9월 취업자 9000명 늘었지만…'경제허리' 40·50대 3만명↓
  8. 8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9. 9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10. 10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3. 3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4. 4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5. 5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6. 6부산행 KTX 하부 패널 파손…승객 300명 열차 갈아타
  7. 7고성서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과 함께하는 등산축제
  8. 8“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9. 9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10. 10부산 금정구, ‘야생화 및 국화 분재 전시회’ 개최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5. 5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한 아이의 내일을 바꾸는 '부산의 힘'
“몸 불편한 엄마 화장실이라도 편히 사용했으면”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나노산단 분양률 50% 고무적…미래전략 앵커기업 유치 목표”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