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 당시 한국인 30~50명 작업
- 하선요청 이후 13일 승선검역
- 1명 양성 확인… 나머지는 음성
- 방역 구멍에 항만노동자 ‘불안’
부산 감천항에 입항한 외국 선박에서 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선원들이 배에서 내리지 않는다는 말을 믿고 검역을 소홀히 한 사이 국내 항만노동자들이 승선해 작업, 접촉한 것으로 파악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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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항 검역당국에 따르면 선체 수리를 위해 지난 8일 부산항 감천항 서편부두에 입항한 투발루 국적 원양어선(499t) 선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은 확진자가 나온 원양어선이 14일 오후 부산 감천항에 정박해 있는 모습. 연합뉴스 |
14일 부산검역소에 따르면 지난 8일 선체 수리를 위해 부산항 감천항 서편부두에 입항한 투발루 국적 원양어선(499t)의 선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선원은 검역당국이 해당 선박에 올라 진단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고, 곧바로 부산의료원으로 이송됐다. 검역당국에 따르면 이 선박에는 확진자를 포함해 44명이 승선했다. 나머지 선원 43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검역당국은 음성이 나온 승선원을 2주간 선내 격리하며 발열 상태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검역당국은 시와 협의해 접촉자와 확진자의 감염 경로를 파악 중이다.
해당 선박에 우리나라 항만노동자 30~50명이 올라가 수리작업을 한 것으로 확인돼 부산항 검역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배는 지난달 20일 처음 입항했다가 지난 7일 잠시 출항한 뒤, 기존 선원 29명에 교대 인원 15명을 태우고 8일 다시 선체 수리를 위해 입항했다. 검역당국은 첫 입항 당시 선원 하선 계획이 없고, 투발루가 승선검역 대상 국가가 아니라는 이유로 전자검역(승선원이 낸 서류만 보고 검역)을 거쳐 검역증을 내줬다. 하지만 지난 8일 재입항 이후 선원 22명이 하선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이에 13일 검역관이 직접 탑승해 선원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선원이 교대 인원이 아닌 기존 선원으로 확인되면서 국내 접촉자 확대가 우려된다. 첫 입항 당시 많게는 50여 명의 국내 수리노동자가 선박에 올라 작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투발루는 코로나19 고위험 국가가 아니지만 이 선박은 선주와 선원이 러시아 국적인 편의치적선이어서 검역당국의 조처가 느슨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검역당국은 선박이 출항한 국가의 코로나19 환자 발생 현황이나 국내 유입 확진자 수를 비롯해 입항한 선박 선원이 얼마나 많은 사람과 접촉했는지, 선박에서 내려 국내로 입국한 사람이 얼마나 위험한 상태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승선검역 여부를 결정한다.
러시아는 확진자 수가 전 세계 네 번째로 많은 코로나19 고위험국가여서 승선검역 대상이지만, 검역당국은 선박에 붙는 세금과 편의를 제공해주는 국가에 선적을 등록하는 편의치적선의 서류상 국적만 보고 전자검역을 시행했고 하선 요청 후 뒤늦게 승선검역을 했다. ‘사각지대’ 속에 수십 명의 또 다른 국내 접촉자를 낳은 셈이다. 지난달 22일 러시아 선적 냉동화물선에서 선원들이 집단 발병했을 때도 ‘선원이 배에서 내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자검역을 진행했다가 항만노동자들이 하역작업을 하면서 200명이 넘는 접촉자를 양산했다.
한편 이날 부산 경남에서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누적 각각 153명, 144명을 유지했다. 울산에서는 카자흐스탄에서 파견 근무를 마치고 귀국한 31세 남성이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확진자는 56명으로 늘었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33명 늘어나 누적 1만3512명을 기록했다.
방종근 김준용 이준영 기자 jy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