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는 뱀이 몸을 둥글게 사리며 앉은 모습과 삶은 국수가 몸을 둥글게 사리며 놓인 모습이 비슷하다. 그래서 국수 사리다. 우리도 뭔가 살필 때는 몸을 움츠리며 사린다. 이 글의 사리는 그런 사리다의 사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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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리의 아들 사리불(왼쪽) 사리를 묻은 사리탑. |
사리불(舍利佛)은 여러 부처님 중 한 분이 아니다. 석가모니불 열 제자 중 상수제자다. 사리는 백로를 뜻하는 생모의 이름이며, 불은 아들을 뜻하는 푸트라의 음차어다. 즉 사리라는 여인의 아들이 사리불이다. 왜 중국인은 푸트라를 음차할 때 불(不) 불(弗)도 아니고 불(佛)을 썼을까? 그만큼 사리불은 부처(佛)에 버금가는 존재였기 때문이 아닐까?
사리탑(舍利塔)의 사리는 시신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사리라를 음차한 낱말이다. 부처님 시신 화장 뒤 나온 작은 조각이었다. 수행을 많이 한 고승들의 다비(茶毗)식 때도 구슬 사리가 나온단다. 사리를 땅에 묻고 그 위에 돌 등으로 세운 건축물이 스투파(stupa)다. 한자어로 음사해 탑(塔)이다. 미얀마에서는 파고다(pagoda)라 한다. 절 주변 둥근 돌탑을 부도(浮屠)라 부른다. 그냥 작은 돌탑이라 부르는 게 낫다. 부도는 부처나 붓다와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송신탑 시계탑 에펠탑 등은 그 밑에 사리가 없기에 엄밀히 따지면 탑이 아니다. 그냥 톱(Top)이 높은 타워(tower)다.
사리(事理)도 불교에서 온 낱말이다. 사리를 분별하면 일의 이치를 잘 헤아리기에 지혜제일 사리불과 같은 존자(尊者)가 될 수 있다. 그러면 우리 몸에서도 사리가 나오려나? 설령 그 사리를 묻고 높다란 비석을 세우더라도 사리탑이기는 힘들겠다.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