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은 정신문명을 담는 그릇이다. 아무리 전자책이 발달해도, 사람은 전자파 없는 아날로그 매체가 몸에 더 편한 존재인지라 지식 습득과 교류에 종이책이 긴요하다. 첨단 디지털 시대에도 신간서점 뿐아니라 중국 베이징 유리창(流璃廠)이나 일본 도쿄 간다진보초(神田神保町) 같은 고서(오래된 책) 시장이 세계적인 명성을 떨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고서 문화는 없어지기 직전이다. 국내 유일의 헌책방 거리인 부산 보수동 책방골목조차 보존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의 고서 문화는 매우 빈약하다.
보수동 책방골목 내 점포 8곳이 곧 문을 닫는다. 새로운 건물주가 주상복합건물로 재건축한다며 3개월 내 점포를 비워달라고 통보했다고 한다. 이들 책방이 폐쇄되면 나머지 26곳의 소멸 또한 빨라질 게 뻔하다. 6·25전쟁 때 피란민들에 의해 형성된, 70년 전통의 문화유산이 사라지는 건 이제 시간문제다. 부산시가 지난해 ‘부산 미래유산’으로 선정하고, 올해 전통시장 등록까지 마친 소중한 문화유산을 이대로 사라지게 할 것인지. 뾰족한 대책 없이 사태를 지켜보고 있는 지자체의 무기력이 안타깝다.
이웃 나라의 고서 문화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150년 역사의 간다진보초에는 매년 가을 세계 최대 규모의 고서 축제가 열린다. 150여 고서점들이 100만여 권의 책을 전시해놓고 싼값에 판매하는 이 축제를 수십만 명의 국내외 책 마니아들이 찾는다. 간다진보초는 서양 문물을 받아들여 근대화에 성공한 일본의 정신적 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청나라 건륭제(1736~1795) 때 생긴 유리창에는 중국 근·현대 정신문명이 깃들어 있다. ‘열하일기’를 쓴 박지원과 추사체의 명필 김정희를 비롯한 수많은 조선 유학자들의 도서관 구실을 했던 유리창은 아직도 건재하다.
근대 이전 중국과 일본의 석학들이 높이 평가한 정신문명과 출판문화를 보유했던 우리에겐 이런 고서 문화가 왜 없는 걸까. 사라질 위기에 놓인 보수동 책방골목이 던지는 화두다.
# 어린이 사설 쓰기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혼다가 처음 창업할 때, 하드와 소프트의 두 전문가가 만나 의기투합을 했습니다. 기술 전문인 혼다 소이치로 씨가 말했습니다.
“······나는 본래 기술자이고 ‘기계 광’이다. 경리나 영업 분야는 전혀 모른다. 돈을 버는 것, 돈을 돌리는 것은 전부 자네에게 맡긴다. 부탁한다.”
후에 전무가 된 후지사와가 말했습니다.
“나는 기계나 기술에 관한 것이라면 장님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영업 관계라면 경험도 있다. 사장에게 돈 걱정은 시키지 않는다. 소신껏 세계 제일의 오토바이를 만들어 달라.”
“좋다. 결정됐다. 부탁한다.” “좋다. 해 보자.”
두 사람은 굳은 악수를 나누었습니다. 이후 혼다는 공장에 파묻혀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 후지사와는 자금 조달과 판매에 전력을 기울였습니다. 혼다 사장은 본사의 사장실에 모습을 나타내는 일은 거의 없었고, 도장을 후지사와 전무에게 맡긴 채 의심 없이 자기 일에 몰두했습니다.
한편 후지사와도 혼다에게 전혀 돈 걱정은 시키지 않았습니다. 두 사람의 명콤비는 아무리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풀어나갔습니다. 이 두 사람의 신뢰 위에 세계 제일의 오토바이 메이커가 탄생했던 것입니다.
이 이야기처럼 아무리 어려운 일에 직면하더라도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을 구축해 간다면 문제 해결이 더 쉬울 것입니다. 우리 사회는 늘 개발과 보존의 갈림길에서 갈등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 부산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보수동 책방골목’을 살리기 위해서는 어떤 협력이 필요할까요?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써 봅시다.
감민진 성전초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