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3블록 초고층 레지던스 허가
- 지자체·시민단체 반발 최고조
- 부산시 “정부 사업” 묵묵부답
- 명지 2단계·에코델타시티도
- 수공 LH 등 공공기관이 시행
- 공공성 미확보 논란 재연 우려
부산시가 북항재개발 상업지구 내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 건축을 허가하자(국제신문 지난 4월 30일 자 1, 3면 보도) 주민이 국민청원까지 불사하겠다고 나서는 등 해양수산부의 북항재개발 사업을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커진다. 부산지역인데도 시가 아닌 중앙정부 등 다른 공공기관이 개발, 분양하는 개발사업 대상지에서 같은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커 이번 기회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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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오전 부산시청 앞 광장에서 부산 동구의회 김성식(왼쪽) 의장과 이상욱 의원이 “부산시는 북항재개발 상업지구 내 생활형 숙박시설의 건축허가를 취소하라”면서 삭발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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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북항재개발 지역 내 생활형 숙박시설 건립을 반대하는 ‘북항 막개발 반대 시민모임’은 21일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고층 생활형 숙박시설 건축허가 취소를 부산시에 요구했으나 묵묵부답”이라며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대통령에게 대답을 들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은 부산항 개항 이래 바다와 인접해 있으면서도 누리지 못하며 살아왔다. 북항재개발 사업이 낙후된 원도심에 새로운 활력이 되기를 바라지만 이대로라면 초고층 건물이 바다를 독점할 판”이라며 반대 이유를 밝혔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 4월 23일 북항재개발 지역 내 상업지구 D-3블록에 지하 5층, 지상 59층 규모의 레지던스 건립을 허가했다. D-3블록은 생활숙박시설 1242실을 비롯해 ▷판매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 ▷ 업무시설이 들어설 예정으로, 숙박시설과 주차장 면적이 전체 90% 이상을 차지한다. 이후 관할 지자체인 동구는 물론 지역 시민사회단체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건물 높이 또한 평균 200m로 산복도로 고도보다 2배 이상 높아 원도심의 조망권을 심각하게 훼손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북항재개발을 두고 이처럼 논란이 계속되는 건 해당 부지가 부산시 내에 있음에도 시의 권한은 지구단위계획에 따른 건축허가를 내주는 데 국한되기 때문이다. 북항의 경우 사업시행자는 해양수산부와 부산항만공사(BPA)로, 어느 부지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담은 실시계획(지구단위계획 포함)을 수립하는 것 역시 해수부 소관이다. 용적률이나 토지용도 등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지구단위계획 단계에서부터 대책을 마련해야 하지만, 정부 사업이어서 이 단계에서는 부산시나 지자체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구조라는 의미다. 부산시 관계자는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건축허가를 내줬으므로 허가 취소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북항 2단계에서는 공공성을 확보하고자 부산시 컨소시엄을 구성, 공동시행에 나서려고 한다”고 말했다.
북항뿐만 아니라 앞으로 부산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개발사업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다. 당장 추진 중인 강서구 내 에코델타시티나 명지국제신도시 2단계를 보더라도 각각 한국수자원공사(K-Water)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 주체다. 이미 지구단위계획이 수립돼 개발이 본격화하면 사후 반발이라는 북항과 유사한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부산 내 대규모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중앙정부 등 공공기관이 초기 단계에서부터 부산시, 기초지자체와 주민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부지 매각방식을 전환하고, 기본계획 수립 시 공공성 확보를 위해 지역주민과 형식적인 소통 협의가 아닌 실질적인 주민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부산경실련은 북항 재개발 1단계 153만㎡ 가운데 아직 매각되지 않은 복합도심지구·정보통신(IT)영상지구·해양문화지구를 임대로 전환하고, 공공물의 소유·관리권을 자치단체와 공익법인에 환원하자고 정부와 부산시에 제안했다.
하송이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