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련 “격리기간 휴가처리 가혹
- 외부접촉 없는 선박 면제” 요청
정부가 해외유입으로 인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14일 이내 해외에 정박한 선박 하선자의 자가격리를 의무화하자 업계를 중심으로 불만이 커진다. 정부의 선원 자가격리 방침에 형평성이 없다는 게 주된 이유다.
부산항만공사(BPA)에 따르면 지난 28일 부산항에서 HMM 소속 ‘알헤시라스호’(2만4000TEU)가 부산항을 떠났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알헤시라스호는 지난 4월 부산항을 출항해 중국 닝보, 상하이를 거쳐 스페인 알헤시라스에 도착했다. 이후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독일 함부르크, 벨기에 안트워프, 영국 런던, 중국 칭다오 등을 거쳐 지난 27일 다시 부산항으로 들어왔다. 당시 세계최대 컨테이너선의 첫 무사항해를 기념하는 행사가 예정됐었지만 열리지 못했다. 코로나19 방역지침상 하선자는 14일 동안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전국해상선원노동조합연맹(선원노련)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선원이 내릴 수가 없어 축하행사가 취소됐다”며 “대한민국 조선업을 상징하는 선박이 코로나19 때문에 제대로 된 축하도 받지 못하고 다시 중국으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방역지침상 선박이 코로나19 잠복기(14일) 이상 정박하지 않고, 항해만 했을 경우에는 하선자의 자가격리가 면제된다. 문제는 13일 동안 항해만 한 선박의 하선자에게도 14일간의 자가격리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전정근 HMM 노조위원장은 “일반적으로 한 달을 항해하면 선원에게 8일의 휴가가 주어지는데, 배에서 내리면 자가격리로 휴가를 모두 소진하게 된다”며 “정부가 업계와의 논의를 통해 휴가를 늘리는 방안 등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선원노련은 해외 정박 때 외국인 접촉이 없는 선박의 선원은 자가격리를 면제해달라고 부산시에 요구했고, 시는 이 같은 내용을 중앙정부에 전달했다.
한편 부산항만공사 등은 코로나19 확진자 1명이 나온 엔테버호(877t)를 지난 29일 부산 영도구 국제크루즈터미널로 옮겼다. 항만당국은 감천항에 있는 크론스타드스키호(2461t·확진자 6명)와 미스로브소바호(2083t·확진자 2명)의 이선 여부도 논의 중이다.
이날 부산에서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누적 167명을 유지했다. 경남과 울산에서도 확진자가 나오지 않았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전날보다 18명 늘어 1만4269명이다.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아 300명을 유지했다. 김준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