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의 노인보호구역에서 쓰레기 줍기 봉사활동을 하던 80대 할아버지가 화물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나자 노인보호구역의 유명무실한 기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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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일 사망사고가 난 부산 강서노인종합병원 인근에 30일 오후에도 여전히 불법 주정차 차량이 줄지어 서 있다. 이준영 기자 |
30일 오전 부산 강서노인종합복지관 인근에는 불법 주차된 화물차가 줄지어 서 있었다. 화물차마다 부산 강서경찰서의 불법 주정차 위반 통지서가 부착된 상태였다.
전날 이곳에서 할아버지 1명이 30대 A 씨가 몰던 14t 화물 트럭에 치여 숨졌다. 경찰은 화물차 운전자가 불법 주정차돼 있던 차량 때문에 앞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서행하다 할아버지를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충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고 현장 주변은 상습적인 불법 주정차 구역으로, 화물차 운전자들이 대기하는 곳이다. 편도 3차로로 중앙고속도로와 연결되는 곳이라 평소 수많은 화물차가 이곳을 지난다. 문제는 이곳이 노인보호구역이라는 점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화물 기사는 “주정차가 불법인 걸 알지만 마땅히 대기할 곳이 없다. 이곳에서 노인들이 도로까지 나오는 경우는 잘 없어 크게 위험하다고 생각하진 못했다”고 말했다.
도로교통법상 노인보호구역을 지정한 지자체는 부산시와 부산경찰청에 차량 통행 제한이나 금지 등을 요청하는 후속 조처를 취할 수 있다. 다만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자동차의 통행 속도가 시속 30㎞ 이내로 제한되는 것과는 달리 이 구역의 속도 제한 규정은 없다. 관련 법은 운전자가 노인 안전에 유의하며 운행해야 한다고만 명시했다. 강서구는 2011년 이곳을 노인보호구역으로 지정했지만 이후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았다. 구 관계자는 “비록 노인보호구역이지만 보행자가 극히 드물고 자동차가 속도를 낼 만한 도로 구조가 아니어서 통행 속도 제한 등의 추가 조처의 필요성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