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식수의 절반 경남서 취수
- 나머진 기존 식수원 이용키로
- 부산 30년 숙원사업 해결 기대
- 경남 지자체 설득이 큰 숙제
- 지류 비점오염원 저감시설 등
- 녹조 빈발 등 9곳은 중점관리
- 남강 TOC 수질총량제 도입도
‘비상시’를 전제로 했으나 부산 식수의 절반을 경남 합천 황강과 창녕의 강변여과수에서 가져오는 방안이 환경부가 오는 5일 발표할 예정인 ‘낙동강 통합 물관리’ 중간보고회 내용에 담기면서 지역의 30년 숙원사업인 대체 상수원 문제가 이번에는 해결될지 기대감이 커진다. 부산 상수원은 낙동강 물에만 사실상 의존하나 본류 수질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는 데다 1,4-다이옥산, 유해물질 검출 등 수질오염 사고가 해마다 끊이지 않아 부산시민의 먹는 물 불안감은 갈수록 고조된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대안이지만 지자체 합의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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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경부가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에서 부산의 대체 상수원으로 경남 창녕 강변여과수와 합천 황강을 제시했다. 사진은 창녕군에 설치된 집수정을 통해 생산된 강변여과수가 쏟아져나오는 모습. 국제신문DB |
■본류 수질 개선 어떻게
환경부의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은 낙동강 본류 수질 개선에 방점을 둔다. 영주댐 상류, 창녕함안보 등 비점오염원이 증가하는 지류를 대상으로 저감시설을 설치하고, 잦은 하수 유입으로 녹조가 빈발하거나 수질개선이 필요한 창녕군 등 9곳을 중점관리지역으로 지정한다. 또한 오염물질 배출의 최소화 기준을 적용한 통합허가제를 조기에 도입하고,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을 확대하며, 소규모 하수도 시설 신·증설 등 정비 작업에 나선다. 하지만 모델링 결과 이런 기본 대책만으로는 TOC(총유기탄소로 오염도를 나타내는 지표)가 물금이 3.9㎎/ℓ(갈수기 기준)로 예측되는 등 목표 수질(3.0㎎/ℓ 이하)을 달성하긴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환경부는 경북 구미 하수처리장과 대구 성서산단 폐수처리시설에 폐수무방류시스템 도입을 검토하는 등 추가 대책에 나설 계획이다. 낙동강으로 방류되던 기존 공공하폐수처리시설의 방류수를 공업용수로 재활용해 폐수의 낙동강 유입을 최소화한다는 취지다. 이 방식은 산업폐수를 차단, 미량유해물질로 인한 수질오염 불안을 없애는 효과는 크지만 TOC는 그다지 저감되지 않는 한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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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강 일대. 국제신문DB |
TOC 저감을 위해 경북 금호강, 경남 남강에 TOC 수질총량제도를 시범도입할 계획도 방안에 들어 있다. 금호강과 남강에 도입하면 낙동강 하류에 미치는 TOC 저감 효과가 각각 21%, 23%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또 본류로 직접 방류되는 대형 공공하수처리장(6곳)에 초고도 처리공법(RO역삼투, NF나노여과 등)을 적용, 방류수로 인한 오염물질 유입을 줄이고, 개인하수처리시설에 환경공영제를 도입할 방침이다. 한 환경전문가는 “상류지역 폐수무방류시스템은 비용이 많이 드는데 비해 수질개선 효과는 적다. 미량유해물질 처리 기준을 두는 등 하수처리장의 폐수 관리를 강화하는 게 TOC 저감에는 더 효과적이므로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 식수 절반을 경남에서
이 같은 본류 수질 개선작업과 별도로 낙동강 수질오염 사고(2017년 기준 23건)가 해마다 반복돼 비상시 대응이 필요하다고 환경부는 지적한다. 비상시 대응의 일환으로 부산 식수원의 절반을 경남으로 돌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부산은 현재 하루 95만 ㎥의 물을 필요로 하는데 이 중 88%는 낙동강 본류에서 취수하고, 나머지는 회동·법기수원지로부터 가져온다. 부산의 식수는 낙동강 물에 사실상 의존하는 셈이다. 환경부 통합 물관리 방안에 따르면 비상시 하루 평균 황강 하류에서 45만 ㎥, 창녕 강변여과수에서 50만 ㎥를 취수해 김해 양산 등 동부경남에 우선 공급하고 남은 47만 ㎥를 부산으로 가져온다. 나머지 48만 ㎥는 낙동강 본류에서 그대로 가져오지만 초고도처리를 하거나 기수담수화를 통해 수질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계획대로라면 현재 쓰는 식수의 절반은 오염이 훨씬 덜한 경남에서, 나머지 절반은 낙동강 본류에서 그대로 가져오나 정수 처리를 더욱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1991년 낙동강 페놀 유출 사고 이후 취수원 다변화를 줄기차게 요구한 부산시 입장에서는 한결 숨통이 트이는 대책이다. 하지만 100% 대체된 상수원이 아니고, 경남 지자체가 반대하면 다시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이번 대책은 정부 주도가 아닌 지자체 중심으로 협의가 이뤄져 과거와는 결과가 다를 것”이라면서 “비상시 절반의 대체 상수원을 확보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걸음을 내디뎠다는 의미가 크다. 물이용부담금 등 물을 가져오는 지역의 주민에게 줄 인센티브 방안도 추가로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환경부의 낙동강 통합 물관리 방안은 2018년 12월 문재인 대통령이 낙동강 물 문제 해결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서 시작됐다. 5일 중간보고회로 본격적인 공론화 작업에 돌입한다. 여론수렴을 거친 뒤 환경부는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에 상정, 심의를 거쳐 정부 및 각 지자체 간 업무협약 체결로 확정된다.
이선정 김해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