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시민 산재 경각심 높아지는데 검찰·법원은 단순사고로 치부”

부산 산안법 위반 피고인 중 5년간 91%가 약식기소 그쳐

  •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
  •  |   입력 : 2020-08-04 22:32:13
  •  |   본지 3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법원도 단독 재판부 71% 배당
- “사건 가볍게 여겨 처벌 소극적”

2016년 5월 서울 구의역 김 군(당시 19), 2018년 12월 태안화력발전소 김용균(당시 24) 씨 사건으로 높아진 경각심에 견줘 검찰과 법원은 산업재해(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수사와 책임자 처벌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4일 검찰청 범죄분석통계 부산지검 범죄자 처분 결과를 보면 2014~2018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피고인 2623명 가운데 기소된 이들은 2149명(81.9%)이다. 그러나 기소된 2149명 중 1959명(91.2%)은 공판 없이 수사 기록만으로 재판하는 약식기소에 그쳤다. 약식기소는 징역형이나 금고형이 아닌 벌금형을 전제로 한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치사) 사건 양형 기준은 징역 6월~1년 6월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검찰이 산재 사건에 큰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산재를 전문으로 담당하는 조애진 변호사는 “산재 사건 처리에 관한 검찰 내부의 구체적 자료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검찰은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을 중요한 사건으로 보지 않는다”며 “금융 범죄 등을 처리하는 게 검사 실적에 도움이 돼 산안법 위반 사건은 사소하게 여긴다”고 꼬집었다.

법원 역시 적극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국제신문이 분석한 81건의 산재 판결 중 항소심을 제외한 74건 가운데 53건(71.6%)이 단독 재판부에 배당됐다. 3명의 판사가 참여하는 합의부와 달리 단독 재판부 사건은 상대적으로 ‘가볍다’고 인식된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부산지부 안상배 사무국장은 “산재를 줄여야 한다는 시민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됐지만, 검찰과 법원은 이런 공감대와 동떨어져 있다”며 “지금과 같은 태도로는 산재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두 기관의 태도 변화를 위해 먼저 관련 법의 처벌 기준을 대폭 올려야 한다”고 했다.

학계에서는 검찰과 법원이 산재를 바라보는 시각부터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권혁 교수는 “두 기관이 산재에 소극적인 이유는 단순 사고로 보는 탓이다. 즉, 사업주가 노동자를 다치게 할 의도가 없었음을 미리 전제하는 것”이라며 “사고로 치부하는 시각에서 벗어나야 산재를 정확히 바라볼 수 있다. 검찰과 법원이 노동인지 감수성을 길러야 산재 사건을 제대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4. 4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5. 5“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6. 6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7. 7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8. 86일 부산국제영화제 팡파르…사상 첫 화요일 개막
  9. 9“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10. 10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1. 1연일 노무현 때리는 한동훈, 박정희 띄우는 주진우…檢 출신들 속내는
  2. 2‘맹탕 청문’ 의식 부산시의회, 교통·시설公 송곳검증 벼른다
  3. 3이 대통령 "북극항로 시범운항 선박 귀항 부산의 미래 깃발, 신경써달라"
  4. 4[속보]조희대 작심 발언 “국회·대통령은 대법원장 제청에 관여 못 해”
  5. 5검찰개혁, 중수청장 임명 두고 커지는 집안싸움
  6. 6부울경 펀드인데 절반가량은 수도권 투자…제도취지 무색
  7. 7강신철 “DMZ 北지뢰제거작전은 역사상 처음…단호한 대응이라고 본다”
  8. 8조희대 “재제청 요구 헌법적 근거 없어" 거부 입장 재확인
  9. 9장동혁, 육영수 생가 방문…‘암살자(들)’로 진보 맹공
  10. 10부산 민주당 "주진우, 암살자(들) 부산영상위 시사회 사실왜곡 비판"
  1. 1부산 아파트 매매 침체일로…해운대·수영·동래만 웃었다
  2. 2부산지역 농지 41%, 외지인이 소유
  3. 3지역상품 우선구매 ‘부산이 삽니다’ 민간 확산 드라이브
  4. 4해킹 피해 신한은행 2만5727건 vs 우리·농협 0건…금융기관 ‘보안 체력’이 갈랐다
  5. 5증권·산업계도 AI 해킹 포비아…휴일 반납 하고 긴급 점검
  6. 6기업 보유 토지 공시지가 공시 의무화…‘땅부자’ 상장사 수면 위로
  7. 7누리호 7일 발사 앞두고 6일 기립(종합)
  8. 8“북항 더 핫하게” 시민과 명소화 모색
  9. 9[한 손 뉴스] 양양 송이 ㎏당 171만 원…생산량 줄어 역대 최고가
  10. 10SNS레시피가 제품으로…농심 스낵 ‘너구링’ 선봬
  1. 1다 쓰지도 못하는데…어르신 품위유지비 늘린 중구
  2. 2기장군수실 1층 이전 놓고 직원 반대 우세
  3. 3양산 구불구불 새미기고개 대체길 뚫리나
  4. 4“정체성 부재” 비판 많은 ‘부산이즈굿(Busan is Good)’ 손본다
  5. 5“내가 국회의원 당선시켜” 사하구체육회장 정치개입 정조준
  6. 63년 표류 창원 제2국가산단…LH 사업비 낮추나
  7. 7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6일
  8. 8[속보] 북항 상어 '부캉이', 체장 3m 흑상어 암컷으로 최종 확인
  9. 9김해시의원 활동비는 1만 원 깎였다
  10. 10출소 한 달 만에 또…유치장 난동 40대 징역형
  1. 1가을은 놓쳤지만…거인 ‘레·황(레이예스·황성빈)’ 도전은 계속된다
  2. 2“감독님이 먹으라고” 정수진, 내막 폭로…유도회 “선수관리·운영체계 점검” 사과
  3. 3불안한 모레노호 우즈벡전 반등할까
  4. 4아시안게임 폐막…한국 金 39개, 44년 만에 최소
  5. 5공은 웃었고 활은 울었다…경기운영·숙소는 빵점 대회
  6. 6작은 체격·부상 딛고 金 “LA올림픽서 그랜드슬램 이룰 것”
  7. 7“의도한 거라면 안 좋다” 축구 금메달 시상식서 제때 오르지 못한 태극기
  8. 8AG 4연패 위업 축구 대표팀, 병역 관련 언행 논란
  9. 9스포츠클라이밍 서채현, 한국 선수단 폐회식 기수
  10. 10‘단체전 대역전극’ 펜싱 2관왕 오상욱, 한국선수단 MVP
우리은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