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코로나로 부족한 일손 보태야죠” 60년째 쉼없는 농활

부산대 봉사동아리 ‘여울회’, 경북 의성군서 수확 돕기 비지땀

  •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
  •  |   입력 : 2020-08-06 22:25:23
  •  |   본지 2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1961년 첫 활동 후 매년 이어와
- 광주민주화운동 때도 다녀와

60년간 매년 여름 농어촌 봉사활동에 매진해온 대학생 동아리가 있어 관심을 끈다. 동아리 활동이 취업 스펙을 쌓는 수단으로 변질된 지 오래지만, 이 동아리 소속 대학생들은 코로나19 탓에 인력 수급에 시름깊은 농가에서 묵묵히 일손을 보태며 구슬땀을 쏟는다.
   
부산대 봉사동아리 ‘여울회’ 소속 학생들이 지난 5일 경북 의성군 한 농가에서 고추를 수확하는 농촌활동을 벌이고 있다. 여울회 제공
6일 부산대는 봉사동아리 ‘여울회’가 지난 3일부터 경북 의성군 한 농가에서 농촌지역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오는 9일까지 6박 7일 일정이며, 동아리 회원 30여 명이 참여해 고추 등 농작물 수확을 비롯한 농가 일손돕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이들은 코로나19로 여름 농활에 대한 고심이 깊었지만, 봉사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어 방역수칙을 지키며 활동하기로 했다. 감염병 우려로 대부분의 대학이 농활을 취소했어도 부산대 여울회만은 올해도 명맥을 유지했다.

1959년 11월 만들어진 이 동아리의 여름 농활은 1961년 처음 시작된 이래 한 번도 쉬지 않았다. 여울회 15기이자 지금은 모교 교수로 여울회 지도를 맡은 남기곤(전자공학과) 교수는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나 대학가에 휴교령이 내려졌을 때도 대학본부 허가를 받아 통영 사량도에서 9박 10일 봉사활동을 벌일 정도로 농활 역사는 깊고 넓다”고 회상했다. 1960년대 대학생의 봉사활동 형태는 오늘날 모습과 사뭇 달랐다고 남 교수는 설명했다. 이 시기 대학생은 지식인으로 인정받는 사회풍토가 강했고, 대학생 스스로 의식적인 활동에 참여한다는 자부심이 높았다. 여울회라는 이름에도 사명감이 깃들었다. ‘여울’은 하천에서 물의 흐름이 급격하게 빨라지는 구간이다. 모든 구성원은 언젠가 몸담은 학과와 동아리를 떠나지만, 머무르는 시간 만큼은 물이 빠르게 몰아치듯 열정적으로 활동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여울회는 매년 신입회원을 선발할 때 일정 비율 의·약학 관련학과 전공 학생을 포함했다. 여울회는 방문지 주민을 대상으로 진료 및 시술 봉사를 진행했다. 1975년 경남 통영 두미도에서 이들 도움을 받아 딸을 출산한 부모는 아이에게 ‘여울’이라는 이름을 붙여줬다고 한다. 방학을 맞은 아동의 교양·교과 학습을 돕는 것은 물론, ‘산아제한’이 권장되던 시절 위생 및 피임을 교육하는 역할도 수행했다.

남 교수는 “당시 여울회 활동은 단순히 일손 돕기에 머무르지 않았다. 무의촌(의료기관이 없는 농어촌), 특히 지금보다 내륙을 오가기 훨씬 힘들었던 섬 지역에서는 봉사단 방문을 손꼽아 기다리기도 했다. 이런 활동이 인정받았기에 1980년, 엄혹했던 당시에도 봉사활동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1950년대에 만들어져 지금까지 봉사 하나로 명맥을 잇는 대학 동아리는 전국에서도 드물다. 여울회는 요즘도 가입 경쟁률이 높은 동아리 중 하나다. 실제 올해 1학기 전체가 등교하지 않는 ‘온라인 캠퍼스’로 운영됐는데도 여울회 신입회원 25명을 모집하는 데 60여 명이 몰렸다. 여울회장을 맡고 있는 김영은(60기·대기환경과 17학번) 씨는 “긴 세월 만큼 봉사활동 시스템의 체계가 잡혀있는 데다 졸업한 선배들이 든든한 우군이 돼주고, 멘토로 나서주는 것 또한 여울회 활동의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김민주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산 돼지국밥 톱3 ‘민락동 수변최고·신평동 영진·용호동 합천’…미식 열기 펄펄
  2. 2“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3. 3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4. 4고향사랑기부금 왜 받았나…한 푼도 활용 않는 기초단체들
  5. 5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되나…쇄신안 수위 부산이전 분수령
  6. 6동남권 최초 외국교육기관, 19일 명지서 착공
  7. 7경남도, 추가 교육지원청 신설 대신 제2청사로
  8. 8시민공원 인근 또 오염토 나왔다…이번엔 중학교 이전 부지
  9. 9“‘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10. 10지역사회 ‘국제신문 회생인가’ 법원에 탄원
  1. 1“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2. 2“‘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3. 3퐁피두 중단에 국힘 박수영 1인 시위…시민사회 “토건 논리 부활 시도” 반발
  4. 4李 “부마와 5·18정신, 헌법에 담아야” 국회 논의 촉구
  5. 5김민석 ‘조희대 탄핵’ 밀어붙이나…국힘 “강행 땐 李 마지막 날”
  6. 6국감 후반 ETF·부동산 사찰 의혹 쟁점…김현지 증인 채택 두고는 여야 신경전
  7. 7김민석 “임기 동안 부산 직할 각오…뿌리 안착 숙제”
  8. 8추미애 “사과 바라니 사과한다” 발언에 국힘 “사퇴 바라시니 사퇴하라”
  9. 9[속보]김민석, 지역축제 중 무대인사 관련 사과…"불편 끼쳐 죄송”
  10. 10울주군의원 의정비 8.3% 인상
  1. 1부산 돼지국밥 톱3 ‘민락동 수변최고·신평동 영진·용호동 합천’…미식 열기 펄펄
  2. 2금감원 공공기관 재지정되나…쇄신안 수위 부산이전 분수령
  3. 3돌아온 ‘캪틴큐’, 한정판 위스키…편의점 취향저격 ‘酒목’
  4. 4북항환승센터 ‘3.3m 단차’ 갈등, 법원 조정안 확정으로 봉합 수순(종합)
  5. 5국제선 유류할증료 또 인상
  6. 6리밸런싱 유예 ‘부메랑’…국민연금 100일새 182조 증발
  7. 7우리 아이 가을 옷 고민 끝…신세계센텀, 키즈웨어 팝업
  8. 8‘AI 드론’으로 참치떼 찾는다…수산업 AX 대전환 본격화
  9. 9기후부 지원금 다른 잣대…변전소 되고 발전소 안 되고
  10. 10“HBM(AI 반도체) 패키지 경쟁은 얼마나 많이, 덜 손상시켜 붙이느냐의 싸움”
  1. 1고향사랑기부금 왜 받았나…한 푼도 활용 않는 기초단체들
  2. 2동남권 최초 외국교육기관, 19일 명지서 착공
  3. 3경남도, 추가 교육지원청 신설 대신 제2청사로
  4. 4시민공원 인근 또 오염토 나왔다…이번엔 중학교 이전 부지
  5. 5지역사회 ‘국제신문 회생인가’ 법원에 탄원
  6. 6부산 서구 산복도로 노후 주택가 주차난 환경개선 3곳 추진
  7. 7[한 손 뉴스] 12·12 때 숨진 김오랑 중령, 고향 김해에 추모공원 조성
  8. 8“돔? 재건축? 미래가치 따져야” “전문가 주도적 역할 부여를”
  9. 9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9일
  10. 10‘법조 파트너’ 격상돼 로펌행…수사정보 유출 ‘카르텔’ 우려
  1. 1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2. 2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3. 3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4. 4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5. 5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6. 6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7. 7[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8. 8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9. 9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10. 10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우리은행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조 파트너’ 격상돼 로펌행…수사정보 유출 ‘카르텔’ 우려
부산에 살어리랏다…신(新)청산별곡
최상급 교육·첨단 일자리…부울경 선순환 구조로 정착 유도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