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장료 받을 계획 없어”
경북 출신인 매미성 성주 백순삼(66·사진) 씨는 대우조선해양에 입사하면서 거제와 인연을 맺었다. 제2의 고향으로 정착하기 위해 ‘매미성’ 일대 땅을 사들이고 틈틈이 밭작물을 키웠으나 2003년 태풍 매미로 초토화가 되면서 성을 쌓기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르렀다. 퇴직 후 부산으로 근무처를 잠시 옮겼으나 지난달 말 은퇴했다.
백 씨는 “이제는 은퇴한 만큼 성 쌓기를 다시 시작할 것이다. 완성은 없고 계속해서 성을 쌓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은 물론 대를 이어서 성을 쌓아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백 씨를 만나 인터뷰한 당일 그의 작은 아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아들도 아버지의 뜻을 받아 들였다.
백 씨는 “최소 2대에 걸쳐 성을 쌓아야 스토리를 이어나갈 수 있지 않겠느냐”며 특유의 온화한 미소를 지었다.
그가 성을 쌓기 시작할 당시에는 차가 못 들어 올 정도로 외진 곳이라 고생이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월급을 받을 때마다 돌을 샀고, 직접 지고 날랐다.
17년 간 성을 쌓아오면서 투자한 돈과 시간, 열정을 되돌려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백 씨는 “성을 쌓을 때 행복했고, 성을 찾는 관광객이 행복하면 된다. 입장료를 받을 생각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이제는 은퇴한 만큼 성을 쌓고 보수에 들어갈 재원 마련을 위해 매미성 망루에 자그마한 커피숍을 여는 것을 고민 중이다.
백 씨는 “인간의 집념과 열정의 힘이 무한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성을 찾는 관광객들이 애정을 갖고 아껴주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