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구 “적법 절차 따라 … 불가”
- 시민단체 “내정간섭” 집회 추진
- 광복절 앞 또다른 갈등 불씨
광복절에 앞선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8월 14일)을 맞아 부산 ‘평화의소녀상’ 설치가 합법화되자 주부산일본총영사관이 도로점용 허가 취소를 동구에 요구하는 등 강하게 반발한다. 일본영사관의 반응에 부산지역 시민단체는 ‘내정간섭’이라고 비판하며 맞대응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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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오후 부산 동구 평화의소녀상 앞을 행인이 지나가고 있다. 시민단체가 지난달 17일 소녀상 도로점용 허가서를 부산 동구에 제출했고, 구가 지난 4일 이를 승인해 설치 합법화 작업이 4년 만에 완료됐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
부산 동구는 지난 6일 마루야마 코헤이 주부산일본국총영사가 최형욱 청장을 예방해 “평화의 소녀상 도로점용 허가를 취소해 달라”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자리에서 마루야마 총영사는 “동구청이 시민단체의 (소녀상) 점용 허가요청을 수용한 것은 대단히 유감스럽고 이는 위안부상의 합법화, 고정화를 초래하는 행위”라며 “이는 또 외국영사 관계에 관한 빈 조약에 전면 위배되며, 한일관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빈 협약 제22조는 ‘각국 정부는 외국공관의 안녕을 방해하거나 품위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조처를 할 특별한 책무가 있다’라고 규정한다.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 측은 “지난 6일 동구청장을 예방한 사실이 맞다. 빈 협약과 맞지 않는 점용허가로 한일관계가 더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 청장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평화의소녀상의 도로점용이 승인됐으므로 허가를 취소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동구에 따르면 시민단체는 지난달 17일 소녀상의 도로점용 허가 신청서를 제출했고, 구는 지난 4일 이를 승인했다. 앞서 2016년 12월 시민단체는 한일 위안부 합의에 반대하고, 일본의 과거사 사죄를 촉구하고자 일본영사관 앞에 소녀상을 설치했다.
지난해 부산시 조례 개정으로 소녀상이 합법적 조형물로 인정받았으나 시민단체는 구에 납부해야 하는 연 86만 원의 도로점용료를 감당하기 어려워 허가신청서를 내지 못했다. 이에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념조형물의 점용료를 전면 감면하는 내용을 담은 ‘일제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이 지난달 부산시의회에서 통과되면서 소녀상 점용료도 면제됐다. 시민단체는 비로소 도로점용 허가 신청을 했고, 소녀상 설치 합법화가 마무리됐다.
일본총영사의 요구사항이 알려지자 시민단체는 ‘내정간섭’이라며 강력한 대응을 예고했다. ‘소녀상을 지키는 부산시민행동’ 김미진 집행위원장은 “이런 행위는 명백한 내정간섭이고 부산시민의 이름으로 가만히 둘 수 없다. 특히 소녀상은 시민의 힘으로 만든 것인데 총영사는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녀상을 지키는 부산시민행동은 11일 오후 1시 동구 초량동 주부산일본국총영사관 앞에서 일본총영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이날 행사는 도로점용 허가 관련 경과보고와 시민의 규탄 발언, 상징 의식 순으로 열린다. 또 ‘아베규탄 부산시민행동’ 등 시민단체도 오는 12일 오전 11시부터 영사관 앞에서 같은 내용의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