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폭우에 축대 와르르…산복도로 주민이 떤다

부산 장마에 집 16채 붕괴…6곳은 동·서구 등 산복도로

약한 지반·인근 위험한 옹벽, 같은 사고 계속 발생할 우려…“배수 등 맞춤형 대책 필요”

  •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   입력 : 2020-08-11 22:08:38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 원도심 산복도로 주택이 국지성 호우에 잇따라 무너지고 있다. 주택은 물론 이를 지지하는 옹벽마저 낡고 약해져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도미노 피해에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1일 서구 초장동 한 주택. 이곳은 지난 8일 오전 5시30분께 집 뒤 축대가 무너지면서 부엌 안까지 돌과 바위가 쏟아져 들어왔다. 집에서 잠을 자던 A 씨는 “처음에 누가 문 두드리는 소리인 줄 알고 깼는데 순식간에 굉음과 함께 바위가 집안을 덮쳤다”며 “다른 곳에 이사 갈 수도 없는 처지라 축대 보수가 된다 해도 비 올 때마다 가슴을 졸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불안하기는 이웃도 마찬가지다. 사고 현장 바로 옆집 역시 뒤 축대가 일부 밀려 나와 아슬하게 버티고 있었다. 박임남(85) 씨는 “옆집 사고 이후 제대로 잠을 못 자고 있다. 옹벽의 빈 공간에 물이 차서 무너질까봐 매일 걱정이다”고 말했다. 지난 8일 동구 수정동에서는 호우에 옹벽이 무너져 주택 일부가 붕괴됐다. 당시 주택 파편과 생활가구가 쓸려 내려가면서 아랫집 주민 29명이 긴급 대피했다. 앞서 지난달 23일에도 동구 안창마을 주택 옹벽이 붕괴돼 주민 8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주택 붕괴 위험이 산복도로에 상존한다는 점이다. 산복도로 주택은 대부분 한국전쟁 전후로 형성됐다. 도시계획이 없던 시절 경사지를 깎아 옹벽 위에 계단식으로 다닥다닥 붙여 지어진 것. 지금처럼 정확한 설계에 따라 토압을 견딜 수 있게 성토하지 않아 지반이 약한 데다 50~60년이 지나면서 옹벽 내부에 빗물이 유입됐고, 인근 배수시설 역시 완전하지 않아 옹벽 붕괴로 인한 주택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는 말한다. 동아대 장준봉(토목공학과) 교수는 “물에 사람이 들어가면 몸이 뜨듯이 흙도 물이 들어가면 부력에 의해 입자 간 작용하는 힘이 적어져 지반이 받는 저항력이 약해질 수 있다”며 “옹벽에 작용하는 토압 외에 배수 불량으로 인해 작용하는 수압이 높아지면 옹벽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으니 산복도로 환경에 맞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9일까지 접수된 부산 지역 옹벽·축대 붕괴 사고는 총 16건으로 이 중 6건(37.5%)이 원도심 산복도로 구간서 발생했다. 동구가 4건이었고 서구와 영도구가 각 1건이었다.

집중호우 때마다 산복도로가 붕괴 위험에 노출되자 동구는 지난해 12월 취약계층이 옹벽 등 위험시설물 안전점검을 받고자 할 때 그 비용을 지원하는 ‘취약계층 재해위험옹벽 등 시설물 안전관리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전국 최초로 신설했다. 하지만 대상자가 먼저 신청해야 해 실제로 혜택을 받는 경우가 없었다. 이에 낡은 위험 옹벽에 한해서는 관할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판단, 안전진단을 하도록 하는 조례를 준비 중이다.

동구의회 이상욱 의원은 “산복도로는 사람으로 치면 노인으로, 작은 외부 충격에도 쉽게 무너진다”며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조처가 시급한 곳은 취약계층 여부와 무관하게 구청이 선제적으로 안전진단을 진행하도록 조례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3. 3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4. 4성장이냐 쇠퇴냐…부산이란 도시 운명은 이것에 달렸다
  5. 5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6. 6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7. 7부산이 대륙 끝? 지도 돌려보면 북극항로 시작점
  8. 8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9. 9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10. 10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3. 3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4. 4李대통령 “능력 안되면서 큰자리 요구하다 안 되니 내부 공격”
  5. 5“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6. 6‘정청래 비자 보류’에 민주당은 유감…국힘 “한미동맹 균열”
  7. 7이 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37%…민주당 35%, 국민의힘 26%
  8. 8李대통령 “우리 말과 글의 힘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
  9. 9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10. 10인천 해수욕장서 北유실지뢰 54일만에 또 발견.. "안전 유의"
  1. 1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2. 2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3. 3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4. 4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5. 5[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6. 6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7. 7‘극지해양 독후감’ 공모전 대상 고등부 김세형, 대학·일반부 하웅 씨
  8. 8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9. 9지자체 ‘비상금’ 3년새 반토막…국고사업 매칭비는 23% 늘어(종합)
  10. 10[증시와이드] 실적 유지·턴어라운드 종목 선별 접근을
  1. 1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2. 2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3. 3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4. 4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5. 5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6. 6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7. 7특혜 논란에도…엘시티 투자이민제 13년 실적 고작 2건
  8. 8“크루즈 관광객 동선, 부산항서 이바구길까지 넓힐 것”
  9. 9부산 동백중 교사와 학생 “우리는 와플처럼 달콤한 사이”
  10. 10박완수, 우주항공·SMR 기반 메가 특구 공들여
  1. 1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2. 2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3. 3김영광, 보복 운전 사과 “운전 습관 돌아보겠다”
  4. 4가을야구 못간 롯데 자이언츠, 정규시즌 3위 승부처돼 난감
  5. 5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6. 6“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7. 7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8. 8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9. 9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10. 10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우리은행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기초생활수급비로 홀로 생계…병원비 부담에 치료 막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