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1~7월도 미지급 100억 넘어
- 서구 아파트 현장 밀린대금 요구
- 천공기 올라 고공농성 벌이기도
임금체불 사태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사업장 중 하나인 건설현장에서 또다시 체임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된다. 올 들어 부산지역 건설현장에서 신고된 임금체불액은 100억 원이 넘었다. 이 때문에 민간 건설현장에도 대금 직불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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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서구 모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50대 남성이 임금 등 밀린 공사대금을 지급해달라면서 천공기에 올라 농성을 벌이고 있다. 부산경찰청 제공 |
24일 부산고용노동청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지역 건설현장에서 임금체불 1574건이 신고됐고, 체불액은 100억1787만 원에 달했다. 지난해와 2018년에는 각각 3211건, 198억6952만 원과 2985건, 190억1241만 원이었다.
지난 22일 부산 서구 모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A 씨가 천공기에 올라 고공농성을 벌였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본인과 보조직원 2명의 두 달 치 임금(인건비) 4000만 원을 포함, 천공기 사용비용 등 공사대금 9000만 원 상당이 밀리자 이 같은 행동에 나섰다. 이후 하청업체가 이를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이날 밤늦게 A 씨는 천공기에서 내려왔다.
건설현장의 임금체불은 해마다 반복된다. 정부는 지난해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시행규칙을 개정해 모든 공공 공사현장에 전자적 대금지급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는 건설사가 발주기관에서 지급한 임금을 인출하지 못하게 제한하고, 노동자의 계좌로만 송금을 허용해 건설 노동자의 임금체불을 방지하는 제도다.
지난 5월에는 ‘건설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의결해 도급 금액 5000만 원 이상, 공사 기간 30일 초과 공공 공사의 경우 임금과 다른 공사 비용을 구분해 지급하도록 했다. 그동안 원청업체가 하청업체에 공사 대금과 임금을 구분하지 않고 지급해, 하청업체가 인건비를 전용하면서 임금 체불 사태가 많이 발생했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1월 LH·도로공사 등 산하기관이 발주한 2871개 건설현장을 전수조사한 결과 임금체불액은 0원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적 대금지급 시스템을 적용받는 공공 공사의 경우 제도 효과를 본 셈이다.
이 때문에 민간 건설현장에도 같은 제도의 도입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전국건설노동조합 부산울산경남 건설지부 관계자는 “공공 공사의 경우 임금직접지급제를 통해 임금체불 문제를 줄일 수 있지만 민간은 이런 시스템이 없어 임금체불이 끊이지 않는다”며 “공공 현장에 안착한 시스템인 만큼 서둘러 민간에 도입해 임금체불로 인한 노동자의 고통을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