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트르 1호 수리공 190번 환자
- 부경중發 10명 감염 고리 추정
- 확진 3명의 학생 다녀간 다방에
- 194번 다녀가 기계공고發 촉발
- 사우나발 등 5명 신규 확진
최근 부산지역 ‘깜깜이’ 집단감염의 발병원이 러시아 선박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 역학조사에 따라 러시아 선박발 지역감염이 추가로 밝혀질 가능성이 높다. 부산시는 유전자 분석(NGS) 결과 사하구 부경보건고 병설 중학교(부경중)와 부산기계공고 관련 코로나19 확진자의 유전자 유형이 ‘GR그룹’이라고 25일 밝혔다. GR그룹은 러시아 선박 페트르1호 선원들의 코로나19 유전자 유형으로, 국내 다른 지역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이에 시는 부경중과 부산기계공고의 집단감염이 러시아 선원으로부터 시작된 ‘n차 감염’으로 판단한다.
| |  |
| 지난달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 페트르 1호 모습. 국제신문 DB |
■러 선원발 n차 감염
부경중과 관련된 확진자는 학생 6명과 가족 4명 등 10명이다. 부산기계공고 관련 확진자는 학생 8명과 지인·가족 12명 등 20명이다. 시 안병선 건강정책과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부경중과 부산기계공고 확진자 각각 3명의 유전자 분석을 질병관리본부에 의뢰한 결과가 25일 통보됐다”며 “이들의 유전자 유형이 국내 다른 지역에서 발견되지 않은 페트르1호 러시아 선원들의 유전자 유형(GR그룹)과 같아 항만발 지역감염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시는 페트르1호와 부경중, 부산기계공고 간 감염 고리를 190번 확진자로 본다. 190번 확진자는 부경중 학생인 183번의 배우자로, 지난달 23일까지 페트르1호에 승선해 수리업무를 맡았다. 페트르1호 선원과의 접촉으로 지역감염이 발생하자 190번은 지난달 23일 진단검사를 받았으나 음성 판정이 나왔다. 190번은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6일까지 자가격리 조치에 취해졌지만 이때 아무런 증상이 없었다. 그러던 중 지난 9일 183번과 같은 학교에 다닌 174번이 부경중 학생 가운데 가장 먼저 양성 판정을 받았고, 183번 등 이 학교 학생 5명도 10일 양성 판정을 받았다. 190번은 10일 실시한 진단검사에서 또다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시 보건당국은 역학적으로 볼 때 190번이 최초 환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의심해 11일 세 번째 검사를 시행한 결과 확진 판정이 나왔다. 안 과장은 “190번의 상기도에서 채취한 검체에서 음성이 나와 하기도에서 검체를 채취, 양성이 나왔다. 감염이 상당히 진행되면 하기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발견된다”며 “183번이 부경중 학생 중 가장 증상이 빨라 부경중 감염이 190번으로부터 시작됐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시는 부경중과 부산기계공고의 고리가 194번이라고 추정한다. 부경중 학생인 174, 179, 183번이 감염력이 있는 기간에 사하구의 한 커피점을 방문했는데, 이들이 다녀간 후 부산기계공고생 193번(13일 확진)의 가족인 194번(13일 확진)이 방문했다. 이 커피점은 193, 194번의 친척이 운영한다. 시는 이때 부경중 학생들로부터 194번이 감염됐고, 이후 193번 등 부산기계공고 관련 집단감염이 일어났다고 판단한다. 194번이 193번보다 증상 발현이 이른 점도 이러한 판단의 근거다. 그러나 194번 확진자는 최초 감염원을 특정할 수 없다고 시의 역학조사 결과를 반박했다. 그는 “부경중 확진자들이 커피점을 나간 뒤 1시간30분 후에 잠깐 방문했을 뿐이다. 아들인 193번과 다른 기계공고생인 189, 191번은 같은 반도 아니며 평소 친한 사이가 아니라 학교 내에서 겹치는 동선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부산의 또 다른 소규모 집단감염 그룹인 영진607호와 198번 관련 확진자의 유전자 유형은 ‘GH그룹’으로 밝혀져 러시아 선박과는 관련이 없다. GH그룹은 최근 서울이나 유럽에서 유행하는 유전자 유형이다. 지난 15일 이후 확진자 10명이 나온 사상구 선박 용품 업체 ‘영진볼트’ 관련 집단감염원도 러시아 선원일 가능성이 있다. 시는 영진볼트가 선박 수리 업체와 거래가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역학조사 중이다.
■부울경 10명 추가 확진
이날 부산지역에서는 신규 확진자 5명이 발생했다. 1명(264번)은 광화문 집회 2차 감염자, 1명(260번)은 부산기계공고 학생으로 이 학교 학생 중 8번째 감염 사례다. 다른 1명(261번)은 서울 거주자이나 부산 부모집을 방문했다가 양성 판정을 받아 서울지역 감염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2명(262, 263번)은 지난 23일 확진된 254번과 부산진구 가야스파밸리 목욕탕에서 밀접 접촉한 지인이다. 목욕탕 특성상 CCTV가 없어 시는 254번이 이 목욕탕을 이용한 지난 16~22일까지 특정 시간대를 공개했다.
경남에서는 확진자가 4명 추가돼 누적 환자가 200명으로 늘어났다. 도는 서울 사랑제일교회발 확진자(200번) 1명과 201번(여·60대·거제시), 부부인 202번(남·60대·김해시)과 203번(여·50대·김해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파악 중이다. 울산에서는 1명이 추가돼 누적 77명이 됐다.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추가로 280명이 발생해 누적 1만7945명이다. 지역발생이 264명, 해외유입이 16명이다.
한편 부산시는 지난 23일 대면예배를 강행한 부산지역 교회 279개 중 106개에 26일 0시부터 오는 31일까지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김성룡 이민용 박정민 기자 link@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