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난화로 긴 장마와 기록적 폭우
- 탄소배출 감축 더 미룰 수 없어
- 부산 직접배출 2017년 1431만t
- 2007년比 20% 감축 성과 불구
- 전기·가스사용 탓 간접배출은
- 되레 늘면서 매년 1000만t선
- 시, 2030년 목표량 용역 진행
- 구·군별 인구 맞춤 대응책 짜야
올해 장마는 유난히 지독했다. 중부지방 기준으로 54일간이나 이어져 1973년 기상청 통계 작성 이래 최장 기간을 기록했다. 평년(32일)보다 22일이나 길었다. 폭우는 더 문제였다. 이번 장마 때 내린 전국 누적 강수량은 920㎜로 역대 2위였으며, 평년(570㎜)의 배 가까이 된다. 부산도 장마기간 누적 956.7㎜의 비가 내려 평년(400.8㎜)의 두 배를 기록했다. 지구온난화에 의한 기후변화가 올해 기록적 장마의 근본 원인으로 지목된다. 기후변화에 따른 재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후변화, 아니 이를 넘은 ‘기후위기’에 의한 재난으로부터 안전하고자 한다면 해답은 간단하다. 주범인 탄소를 감축하는 것이다.
■지구온도 상승 임계치 임박
기후변화는 수억 년 전부터 진행됐으나 산업혁명을 기점으로 가속화됐다. 이산화탄소 메탄가스 등 탄소가 대량 배출되면서 지구온난화는 걷잡을 수 없이 진행됐다. 그 여파로 산업혁명 때와 비교해 현재 지구 온도는 1도 올랐다. 산업혁명 이전까지는 지구 온도가 1도 올라가는 데 수백만 년이 걸렸지만 불과 150년 만에 자행됐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1.5도 상승이 지구온난화의 임계점(한계치)이라 보는데, 그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의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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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에너지시민연대가 지난 22일 ‘에너지의날’(매년 8월 22일)을 맞아 부산 중구 광복로 일대에서 기후위기 대비를 촉구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전민철 기자 |
인류는 1997년 교토의정서와 2015년 파리협약을 통해 2050년까지 ‘탄소배출중립’(온실가스 실제 발생량과 감축량을 같은 수준으로 맞춰 배출량이 0이 되는 상태) 목표를 국가별로 실천하도록 강제하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 하지만 사정은 여의치 않다. 우리나라만 보더라도 실제 배출량(직접 배출량 기준)이 2007년 5억8800만t에서 2017년 7억900만t으로 10년간 17% 증가했다. 정부는 2030년까지 실제 배출량을 5억3600만t으로 낮춰 2017년 대비 24%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현재 증가 추세를 어떻게 잡을지는 미지수다.
■부산 직접 배출량은 줄었으나
부산은 탄소감축 실천이 그나마 나은 편이다. 직접 배출량은 2007년 1802만t에서 2017년 1431만t으로 20% 줄었다.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대비 실제 배출량도 줄었다. BAU(부산시 기후변화대응 종합계획에 따라 설정)를 처음 적용한 2010년 예상 배출량은 2125만t이었는데 실제로는 1813만t이 발생, 전망치 대비 감축률은 23%였다. BAU 대비 감축률은 매년 증가해 2017년 기준 39%(예상 배출량 2314만 t, 실제 배출량 1431만t)를 기록했다. 2020년 목표치인 30% 감축을 앞당겨 달성한 것이다. 대도시 특성상 온실가스를 대량 내는 제조업체 등이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반면 생활 속에 발생하는 간접 배출량은 오히려 늘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직접 배출량은 2007년 대비 2017년 20% 정도 줄었으나, 간접 배출량은 같은 기간 14%가량 늘었다. 지속해서 증가세를 보여 2010년 이후에는 매년 1000만 t 수준을 유지하는 중이다. 이는 산업체에서 나오는 직접 배출량에 육박하는 정도여서 에너지 절약, 대중교통 이용 등 생활 속 탄소 줄이기를 위한 시민 동참이 절실한 실정이다. 부산시는 간접 배출량을 줄이고자 탄소포인트제(전기·수도·가스료 등을 줄이면 현금화가 가능한 포인트로 돌려주는 제도)를 시행한다. 참여가구가 2012년 24만 세대에서 작년 44만 세대(관련 예산 6억5000만 원)로 늘어나긴 했으나 시민 참여 확대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세분화된 중장기 대책 필요
무엇보다 아직 시 차원의 탄소배출 감축 중장기 대책이 없다는 점이 문제다. 2050년 중립 달성 전 2030년 목표 감축량을 정부(5억3600만 t)는 세웠으나, 시는 아직 용역 중이다. 부산시는 오는 11월 ‘2030 온실가스 감축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이며, 이를 바탕으로 ‘2050 탄소중립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검토할 방침이다. 하지만 기후위기부산비상행동은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 권고안에 따라 2030년에는 2010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45% 감축해야 한다. 예산 등 실행계획이 동반돼야 하는데 감축 목표 자체가 없고 이제야 만든다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오는 11월 만들어질 로드맵에 지역별 맞춤형 대응이 빠진 점도 문제다. 가령 직접 배출량의 경우 2017년 기준 사하구가 350만t가량으로 가장 높고, 간접 배출량은 강서구가 190만 t 정도로 가장 많다. 해운대구 사상구 등은 탄소가 많이, 서구 중구 영도구 등은 적게 배출된다. 인구밀집도에 따라 배출량이 천차만별이어서 좀 더 세분화된 전략이 필요한 데도 대비가 없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산시 이준승 환경정책실장은 “2010년 저탄소 녹색성장 조례를 제정, 시행하고 탄소배출 거래제를 활성화하는 등 시는 그간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노력해왔다. 11월 2030 온실가스 감축계획이 수립되면 탄소배출중립을 위한 로드맵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오는 7일 ‘기후위기 부산 비상선언’을 통해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강력한 실천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선정 김미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