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부산시의회 공동조사
- 주거 29.6% 경제 20.8% 등
- 사회 전반 “불평등 체감” 응답
- “격차 문제 이미 고착화 단계
- 일반시민도 만성적인 피해”
<사진설명-‘모두가 건강해야 나도 건강할 수 있다’. 코로나19가 던진 교훈이다. 개인이 고루 평둥해야 사회가 건강해지는 것도 같은 이치다. 부산시민 10명 중 8명은 일상생활 전반에서 격차를 체감한다. 이 격차는 코로나19 이후 더 심해질 것이 분명하다. ‘격(格)’은 높이고, ‘차(差)’는 낮춰야 하는 이유다. 부산 강서구 제조업체 노동자 신오선(42·왼쪽부터) 씨, 부산진구 범천동 주민 김삼순(81) 씨, 고등학생 정민서(18) 양, 대학생 유준선(25) 씨가 자신이 평소 느끼는 격차를 종이에 적어 내보이고 있다. 전민철 김종진 이원준 기자 jmc@kookje.co.kr>
부산시민 10명 중 8명은 일상에서 ‘격차’를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어진 기회와 삶의 조건이 불평등하다고 생각했다. 특히 그동안 빈곤층 장애인 고령자 등 일부 약자에게 집중됐다고 여겨진 각종 격차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한 경향도 확인됐다. 노력만으로 꿈을 이루거나, 개천에서 용 나는 일이 ‘하늘의 별 따기’가 된 사회다.
국제신문은 부산시의회 ‘격차 낮추는 모임’과 함께 지난 26, 27일 ㈜도시와공간연구소에 의뢰해 시민 986명을 대상으로 ‘격은 높이고 차는 낮추는 방안에 관한 시민 의견 조사’를 했다. 교육·사회복지·문화·교통·산업경제·생활환경 분야 격차에 관해 의견을 물었다.
조사 결과 응답자 986명 중 80.8%에 달하는 797명이 “부산에 살면서 격차를 느낀다”고 답했다. 이들 797명은 가장 크게 체감하는 격차로 주거를 비롯한 생활환경(29.6%)을 들었다. 산업경제(20.8%) 교육환경(18.7%) 문화(15.3%) 사회복지(8.2%) 등이 뒤를 이었다.
전체 응답자 986명은 분야별 격차의 심각성에 1~5점(‘전혀 심각하지 않음’ 1점, ‘심각하지 않음’ 2점, ‘보통’ 3점, ‘심각함’ 4점, ‘매우 심각함’ 5점)의 점수를 매겼다. 제시된 6개 분야의 점수는 산업경제 3.80점, 생활환경 3.75점, 교육환경 3.59점, 문화 3.55점, 교통 3.39점, 사회복지 3.37점으로 집계됐다. 전 분야에서 ‘보통’ 이상의 심각성이 감지된다. 격차 발생 원인으로는 ‘소득·소비 불균형’(36.3%) ‘지역별 재정 투입 차이’(27.0%) ‘교육·취업을 비롯한 기회 여건의 차이’(10.3%) ‘지리·지역적 공간의 차이’(9.5%) 등이 언급됐다.
전문가들은 주목해야 할 부분으로 ‘격차가 발생하면서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꼽았다. 응답자들이 판단한 격차 취약계층은 일반주민(35.5%)이 비정규직·실업자(17.6%) 영세상인(14.4%) 기초생활수급자(12.8%)보다 훨씬 많았다.
시의회 격차 낮추는 모임 박민성(더불어민주당·동래구1) 의원은 “격차로 인한 어려움을 일반주민이 심하게 겪는다는 건 부산지역 격차가 ‘진행 중’이라기보다 이미 사회 전반에 고착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시민 10명 중 8명이 격차를 일상적으로 체감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단기적 처방과 중장기적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의 표본 986명은 부산 16개 구·군의 20세 이상 주민을 성·연령·지역별로 할당해 추출했다. 전문 연구기관이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해 일대일 면접 또는 모바일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3.1%포인트다.
권혁범 신심범 기자 pear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