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사람을 생각하는 스토리텔링의 보고 산청

광제암문에 담긴 백성 구제의 뜻, 코로나 시대 그리움과 상처 위로

  • 김정현 객원논설위원
  •  |   입력 : 2020-09-06 19:38:47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민족의 성산 지리산은 그 험준함에 두려움을 느끼기도 하지만 세상 어느 산보다 자애롭다. 겨울 혹한, 여름 혹서, 그 양극의 가혹함에도 뭇 생명을 품어 지키고 험준함으로 사람의 발길을 조심스럽게 해 세월의 영기(靈氣)까지 품게 한다.
   
지리산의 정기가 가득한 동의보감의 고장 산청군의 약재들. 왼쪽부터 작약 초석잠 하수오.
산청은 ‘동의보감의 도시’를 자처한다. 소설 ‘동의보감’을 기반으로 조선시대 명의 ‘유의태’와 의서(醫書) ‘동의보감’ 저자 허준을 스토리텔링한 성공 사례이기도 하다. 그런데 또 다른 주인공이 있다. 지리산이다. 산청을 품고 수많은 약초를 지켜오고 길러내는 터전 말이다.

제주도가 아직 탐라국으로 있을 때인 신라시대에는 나라의 최고봉이었고 지금도 백두산, 한라산에 이어 세 번째 고봉(高峰)인 지리산 천왕봉은 산청군이 주인이다. 높아서 성스럽고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봉우리마다, 계곡마다 흔적만 남은 폐사지에도 수많은 이야기가 전해지고 숨어있다. 그저 오래된 역사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람을 생각하는’ 이야기들이 이처럼 많은지 취재를 하며 알게 되었다. 아마 젊은 시절 맥락 없이 지리산을 드나들었던 것도, 여전히 사람들이 지리산을 잊지 않는 것도 그 희미한 이야기들이 끌어들이는 마력 때문인지 모른다.

단속사 입구의 깎아지른 바위벽에 새겨진 ‘광제암문’ 글씨를 직접 대면하는 것은 자료 속의 것과 천양지차였다. 전율이 일었다. 하필 그곳이 ‘단속(斷俗)’의 입구라니! 그곳에 그 같은 사람을 품는 뜻의 글이라니! 최치원을 염두에 둔 취재였기에 가능한 감동이었다. 반드시 영상으로 알려 많은 이들이 전율의 감동을 느끼게 하리라 마음먹었다.

비대면을 권장하는 아이러니가 더욱 사람을 그립게 하는 시대이다. 그 그리움은 이 혼란이 끝나도 지속되고 더욱 커질 것이다. 이미 너무 오래 공감의 감동을 잊고 살았기 때문이다. 지리산이 품고 있는 ‘사람을 생각하는’ 수많은 이야기의 스토리텔링은 그 그리움의 발길을 끌어당기기에 넉넉하다. 자치단체의 효용만이 아니라 마음의 상처를 품은 모든 이를 위한 관심과 애정을 기대해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오늘이슈

 많이 본 뉴스RSS

  1. 1[도청도설] if, 손아섭
  2. 2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3. 3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4. 4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5. 5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6. 6[포토에세이] 가을의 꽃 코스모스
  7. 7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8. 8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9. 9[시사난장] 중국 굴기와 한국 외교의 ‘새판’
  10. 10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1. 1가덕 공사비 증액 ‘강제’ 아닌 ‘권고’…법개정 정부 초안 논란
  2. 2北 “국경선 확성기 외 새 대응수단 대기” 연일 대남 협박(종합)
  3. 3최길수 특별감찰관 청문보고서 채택
  4. 4공소청 첫 국감 ‘李 공소 취소’ 공방…檢 총장 대행 “검토·지시 한 바 없어”
  5. 5李대통령 지지율 소폭 상승해 40% 회복…부정평가는 50%
  6. 6금융위원장 "산은 부산 이전 하지 않는 것으로 정리" 파장
  7. 7더 밀릴 수 없다…지지율 위기에 정면돌파 택한 당청
  8. 8이 대통령 "중수청 지휘감독 포기하는건 탄핵사유" 野 "국무회의 참석하면 밀실지휘 없어지나"
  9. 9김용범·김현지 국감 증인채택 무산
  10. 10[뭐라노]4년에 한 번 올릴 기회…기초의회 의정비 인상 붐
  1. 1부산에 엔비디아 전용 생산라인 선다(종합)
  2. 2북극항로 개척자 “유빙·극한환경서 새 희망 봤다”
  3. 3로그인 없이 서버장악 가능…전 세계 ‘PHP’ 보안 비상
  4. 4부산시대 연 HMM, 올해만 6조원 투자
  5. 5[한 손 뉴스] 낙상·실종 막는 ‘스마트신발’…부산TP, 노약자 지원 확대
  6. 6서낙동강 수변입지에 4Bay 구조…실속 갖춘 59㎡ 단일평형 차별화
  7. 7부산 온 인도 구자라트주 대표단, 지역기업과 조선·금융 협력 모색
  8. 8부산건설사·대기업, 상생협력 머리 맞댄다
  9. 9한은 기준금리 3% 동결…긴축 유지, 속도조절 속 내달 다시 인상 가능성(종합)
  10. 10흑백요리사 셰프, 국내산 수산물 해외 홍보 나섰다
  1. 1전국 언론인 청와대 앞 집결…“국제신문 대주주 엄벌” 촉구
  2. 2부산 재정자립도 1위 강서구, 생활임금 도입 나홀로 거부
  3. 3되돌아와 수로 출구 앞에서 맴도는 부캉이
  4. 4공공 건설현장인데…추락 안전망 없고 감독 태만 부지기수
  5. 5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23일
  6. 6구조하다 놓친 익수자 숨진 채 발견
  7. 7부산 다문화 고교생 5년새 2배…정작 한국어학급 ‘0’
  8. 8취임하자마자…도시철 파업 막기 숙제
  9. 9[속보] 여전히 수로 주변 배회하는 ‘부캉이’…“환경 적응하면 바다로 간다”
  10. 10특검팀, 마산합포구선관위 등 투표자수 허위 입력 6곳 추가 확인
  1. 1종합 6위 부산, 고른 활약에도 아쉬움
  2. 2만년 꼴찌 삼성 선두 ‘파란’…前 챔프 KCC 최하위 ‘수모’
  3. 3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의 마지막 질주
  4. 4‘높이’ 키운 BNK썸, 2년 전 영광 재현 노린다
  5. 5호랑이 발톱 세운 김도영…돌아온 사자 포효 최형우
  6. 6축구협회장 선거, 12월 18일 추진
  7. 7요트 하지민, 레이저급 정상…전국체전 16연패 역사 쓰다
  8. 8부산시설공단 여자핸드볼팀 전국체전 2년 연속 금메달
  9. 9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10. 10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우리은행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57년 평생 심한 말더듬에 고통…소통 연결고리 이어주길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거제 양대 조선소와 상생 협의…남부내륙철도에 행정력 집중”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