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랙박스 없애려다 덜미
부산 해운대 중동역교차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운전자가 마약에 취해 일으킨 참극인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해운대경찰서는 전날 중동역교차로에서 7중 추돌사고(국제신문 지난 15일 자 8면 보도)를 일으킨 포르쉐 SUV 운전자 A(40대·남) 씨가 사고 직전 차 안에서 대마를 흡입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이 사고에 앞서 인근 도로에서 A 씨가 두 차례 더 접촉사고를 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43분 중동역교차로 사고 직전, A 씨는 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에서 중동역 방면으로 차를 몰던 중 옛 해운대 스펀지 건물 앞에 정차한 승용차 좌측면을 들이받는 1차 사고를 냈다. A 씨는 사고 조처를 하지 않고 500m가량 달아나던 중 중동지하차도 안에서 앞서가는 승용차의 뒷부분을 들이받았다.
2차 사고 지점에서도 70m를 더 달아난 A 씨 차는 중동역교차로에서 오토바이와 또 다른 승용차를 순차적으로 들이받았고, 이후에도 가속을 이기지 못하고 구르면서 맞은편(오산공원 방면)에서 신호를 기다리던 차량 2대를 충격했다. 연쇄 사고 과정에서 A 씨 차는 적어도 시속 140㎞까지 속도를 높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로 병원에 옮겨진 7명 가운데 오토바이 운전자 B 씨가 골절 등 중상을, A 씨를 포함한 나머지 6명은 경상을 입었다.
애초 경찰은 A 씨가 음주나 무면허운전, 또는 다른 사건으로 수배돼 앞선 사고에 대처하지 못했을 것으로 봤으나 조사 끝에 대마초 흡입 사실을 파악했다. A 씨가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있다. 차량이 찌그러져 경찰이 미처 블랙박스를 수거하지 못한 사이 지인을 시켜 꺼내 갔다가, 이후 경찰이 블랙박스 행방을 묻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도주) 위반과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 씨를 입건해 정확한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민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