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재개발 용역업체로 선정하고 철거권을 주는 대가로 뇌물을 요구한 재개발 조합장과 금품을 공여한 정비사업 전문 관리업체 대표에게 법원이 징역형을 선고했다.
부산지법 서부지원 형사1부(양민호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사상구 모 구역 조합장 A(67) 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과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하고, 2450만 원의 추징을 명령했다고 20일 밝혔다. 함께 기소된 정비사업 전문 관리업체 대표 B(55) 씨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1심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2014년 6월 A 씨는 B 씨를 만나 조합운영비를 주면 용역업체로 선정하고 사업부지 철거권도 주겠다며 금품을 요구했다. 2017년 7월 A 씨는 B 씨에게서 350만 원을 시작으로 같은 해 11월까지 모두 6차례에 걸쳐 2450만 원을 받았다.
재판에서 A 씨는 B 씨에게서 뇌물을 요구하지도, 받지도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A 씨는 주택 재개발 조합장 지위로 용역대행업체 운영자에게서 뇌물을 받아 사업 집행의 사회적 신뢰를 훼손했다. 게다가 A 씨가 받은 뇌물 액수도 적지 않다”며 “다만 수사 개시 전 뇌물로 받은 돈을 B 씨에게 반환해 실질적으로 취득한 이익이 거의 없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재판부는 “(B 씨는) 용역대행업체로 선정되려 조합장에게 뇌물을 공여한 죄책이 가볍지 않으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이 사건 범행으로 아무런 이득을 얻지 못한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피고인 간 주고받은 뇌물 액수가 5130만 원에 이른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2450만 원을 제외한 나머지 액수는 증거 부족을 이유로 뇌물로 인정하지 않았다. 임동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