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애민사상 깃든 함양 대관림…한·중 민간외교의 장 기대

  • 정천국 고전학자
  •  |   입력 : 2020-09-20 19:05:45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중국의 여러 지식인이 최치원에 대한 소설 집필을 권했다. 한국인이 쓴 신라인 최치원 이야기를 읽고, 영화나 드라마로 보고 싶다며. 귀국해 막상 쓰려니 쉽지 않았고 핑계는 자료 부족이었으나, 스토리텔링 취재를 하며 주 무대로 경주를 염두에 둔 것이 실책이었음을 깨달았다. 그의 살아있는 정신의 흔적은 오히려 함양·하동·합천·창원(마산)·사천·산청·양산 등지에 더 생생했다.
   
상림 인근에 위치한 최치원 역사공원. 좌측이 최치원 역사관, 정면 뒤가 최치원기념관이다. 2018년 10월 문을 열었다.
함양은 몇 안 되는 그의 지방관 임지 중 하나이며 애민(愛民)의 유적 상림(대관림)으로 뚜렷하다. 또한 거의 알려지지 않은 그의 가족사 중에서 효와 관련해 전해지는 이야기와 함께 상연대라는 근거도 현존한다.

왜 최치원이 천년 넘게 중국인의 마음에 우리보다 더 깊이 각인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지만 그 마음은 수천 년 한·중 역사에 얽힌 어떤 것도 뛰어넘는 공감과 공유의 코드인 것은 분명하다.

인류 역사에서 영원한 우방이거나 적이었던 국가 관계는 없다. 그럼에도 쌓인 은원(恩怨)을 넘어 모두에게 추앙받는 위대한 현자들은 있어왔다. 최치원이 한·중 간에 그런 경우이다. 다만 우리가 깊이 인식하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지금은 여러 가지로 어려운 때다. 그래도 준비해야 한다. 함양에는 2018년에야 ‘최치원기념관’이 생겼다. 아쉬운 것은 채워진 내용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이유는 있다. 남아있는 과거자료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 부분은 결코 중국 장쑤성 양저우(楊州)의 ‘최치원기념관’(2007년 준공)을 따라 잡을 수 없다. 그럼에도 중국인들은 최치원의 고국에서 그를 만나고 싶어 한다.

이야기나 기림은 반드시 과거의 진열에 의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남은 물질이 없다면 그의 정신을 기려 미래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채우면 되는 일이고, 어쩌면 중국인은 그것을 기대하는 지도 모른다.

대관림이라는 번듯한 현장에서 그의 애민사상으로 나라와 국민의 관계를 말하고, 인간의 근본이며 동아시아 철학의 뿌리인 유학의 효로 함께 공감하는 이야기를 만든다면 한·중 민간우호의 기지가 되리라 장담한다. 깨어있는 자치단체장의 의식에 민관이 열린 마음으로 호응하기를 기대해본다.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대 마을버스뿐
  3. 3[도청도설] 발가벗겨진 사우디
  4. 4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5. 5[시민기자] ‘핑크 가을’ 내려앉은 대저생태공원
  6. 6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7. 7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8. 8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9. 9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10. 10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1. 1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2. 2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3. 3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4. 4[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北 적반하장 용납 못해…추가 도발 감행시 단호하게 대응”
  5. 5[2026 국감 브리핑]조경태 “최고 시스템 갖춘 건기연이 가덕도신공항 부지 침하 연구해야”
  6. 6여도 야도 시중은행 연쇄 해킹 사태 집중 질타
  7. 7"법령 검토해 결정하겠다"던 김지용 중수청장, 국무회의 참석
  8. 8이 대통령 "관행·절차 얽매이지 말고 주택 공급 전격전 펼치길"
  9. 9이 대통령, "생애 첫 연금 지원사업 신청한 사람만? 실질적 불평등"
  10. 10통일부. 北 대남확성기 재개 위협에 “문제 해결 노력에 호응” 촉구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3. 3부산 명물 삼진어묵, 상하이 입맛 잡는다
  4. 4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5. 5선원노련 김두영 위원장, ITF(국제운수노련) 집행위 선출
  6. 6이번엔 할리스…고객 개인정보 276만 건 유출(종합)
  7. 7[뭐라노] 금양 부활할까
  8. 8양현재단 20년, 해운·항만 새 항로 모색
  9. 9기술유출 엄단…산업부 ‘특사경’ 도입 추진
  10. 10"원전 사업자 한수원, '안전 미준수' 과징금만 5년간 338억원"
  1. 1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대 마을버스뿐
  2. 2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3. 3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4. 4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5. 5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6. 6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7. 7상습 음주운전 꼼짝마…후 불어야 시동 걸린다
  8. 8주 15시간 넘기면 인건비 30%↑…생존 위해 쪼개기 고용
  9. 9재개발 조합장 수사 정보 채팅방 올린 공무원 벌금
  10. 10“미래대응기금 조성, 교부세 축소 안 돼”
  1. 1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2. 2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3. 3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4. 4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7. 7‘통산 최다안타 3위’ 손아섭, 두산에서 방출…선수 생명 이어갈까
  8. 8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9. 9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우리은행
끝나지 않은 '석면 공포'
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주 13.7시간 노동의 덫
주 15시간 넘기면 인건비 30%↑…생존 위해 쪼개기 고용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