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서구의회 의원들이 잇단 비위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아 의회 기능이 마비될 지경이지만 공식 사과나 반성은커녕 후기 의장단 구성을 두고 ‘밥그릇 싸움’에만 몰두해 시민의 비난이 빗발친다.
서부경찰서는 비공개 사항인 관내 위탁사업 심사위원 명단을 외부에 유출(국제신문 지난 5월 21일 자 6면 등 보도)한 혐의(공무상비밀누설죄)로 서구 공무원 A 씨와 서구의회 B 의원을, 또 B 의원에게 심사위원 명단을 요구해 건네받은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로 입찰 참여 업체 대표 C 씨를 각각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3월 열린 서구 진로교육지원센터 위탁심의를 앞두고 B 의원에게 심사위원 명단을 넘겨줬으며, B 의원은 이렇게 건네받은 명단을 당시 입찰에 참여했던 지인인 C 대표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C 대표는 B 의원에게 심사위원 명단을 요구해 받은 뒤 심사위원 1명에게 연락한 혐의다. 경찰은 위탁심의 당시 한 차례 고의 유찰된 부분 등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였으나 혐의점을 찾지 못해 4개월간의 수사를 마무리했다.
또한 산림청은 수십 년간 국유림을 무단 점유해 사용해오다 적발(국제신문 지난 11일 자 6면 보도)된 서구 의장단 D 의원에 대해 22일 서부서에 정식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산림청은 최근 D 의원이 무단 점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부지를 현장조사하고, 해당 부지가 산림청 소유인 것은 물론 D 의원이 사용해온 농막과 하우스도 불법 건축물임을 확인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최소 수십 년 전부터 무단 사용해온 것으로 보이며 면적은 약 1700㎡ 되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수사 의뢰가 접수된 만큼 수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의원들이 연이어 수사망에 올라 의회 안팎에서 질타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서구의회는 여전히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두고 자리싸움 중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 7월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등 네 자리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가져가자 지금까지 의정활동을 보이콧하고 있다. 지난달과 이달 열린 정책간담회에 모두 불참하면서 운영기획위원회 부위원장은 두 달이 넘도록 공석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장 및 상임위원장 재선거를 하거나 한 자리를 달라고 요구 중이다. 민주당은 다수당(민주당 5명, 국민의힘 3명)인 만큼 야당 의원이 불참하더라도 회기를 열어 안건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서구의회 한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힘에 한 자리를 내주려면 상임위를 하나 더 만드는 수밖에 없다”며 “국민의힘 의원 1명이 곧 회기에 참석할 것으로 보여 의회 운영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경남미래정책 안일규 사무처장은 “서구의회에서만 여러 명이 비위에 연루돼 서로 자중하고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자리싸움에 몰두하는 것을 주민 누가 이해해주겠느냐”며 “내년도 예산과 추경 등 의원들이 중지를 모아 처리해야 할 현안이 산적하다. 구민에게 머리 숙여 사과하고 뒤늦게라도 의정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도리”라고 지적했다. 이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