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만취 상태에서 이륜차(오토바이)를 몰던 20대 남성이 교통표지판 지주대를 들이받아 동승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가해 운전자를 상대로 일명 ‘윤창호법’(개정 특가법·도로교통법)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23일 새벽 3시27분 부산 동구 범일동 부산진시장 지하차도 인근을 달리던 125cc 이륜차(운전자 A 씨·20대 남성)가 연석과 교통표지판 지주대를 들이받았다. 당시 이륜차에는 운전자와 친구 사이인 동승자 1명이 타고 있었다. 좌천교차로에서 범곡교차로 방면으로 커브길을 도는 과정에서 오토바이 동승자 20대 B 씨가 원심력에 의해 튕겨 나가면서 현장에서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무면허 상태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준(0.08%)을 초과한 0.1% 이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B 씨는 술을 마시지 않았으나 만취자가 모는 오토바이를 탔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오토바이는 A 씨 개인 소유였다. 사망한 B 씨는 안전모를 썼지만, A 씨는 안전모를 착용하지 않았다. A 씨는 경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경찰서는 A 씨에게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무면허)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위험운전 치사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가법 제5조의 11항(위험운전 등 치사상)에 따르면 음주 또는 약물의 영향으로 정상적인 운전이 곤란한 상태에서 자동차를 운전해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한 사람은 무기 또는 3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경찰 관계자는 “인근 CCTV와 운전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14일 대마를 흡입한 상태에서 7중 추돌사고를 내 특가법상 위험운전치상 등 혐의가 적용된 부산 해운대 교통사고 가해 운전자는 구속됐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