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산재 3명 숨졌는데…죗값(검찰 구형량) 800만 원

학장동 황화수소 누출사고, 폐수처리 위탁한 포스코 측 유족에 사과 … 책임은 회피

피고인 징역 8, 6월 집유 등 검찰 대기업 봐주기 논란…중대재해법 제정 요구 커져

  •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
  •  |   입력 : 2020-09-23 22:25:13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지검 서부지청은 고농도 황화수소가 녹아있는 폐수를 위탁 처리하면서 성분을 폐수처리업체에 고지하지 않아 황화수소 중독으로 3명의 인명을 빼앗고, 1명을 혼수상태에 빠뜨린 혐의(산업안전보건법, 업무상 과실치사상)로 재판에 넘겨진 포스코 기술연구원 소속 A 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고 23일 밝혔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 연구원 직원 B 씨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연구원 안전관리 총책임자인 전 원장 C 씨와 포스코 법인에는 안전관리 책임을 물어 각각 벌금 500만 원과 800만 원을 구형했다.

2018년 11월 28일 학장동 한 폐수처리업체에서 이 회사 소속 작업자 2명과 임원 1명이 누출된 황화수소에 중독돼 병원으로 이송, 치료를 받던 도중 숨졌고, 40대 작업자 1명은 현재까지 의식불명 상태다. 검찰 수사에서 이 산업재해는 포스코 기술연구원 소속 직원들의 안일함이 야기한 인재로 확인됐다.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A 씨는 폐수처리업체에 폐수 성분을 알려야 할 의무가 있으나 이행하지 않았다. A 씨는 “폐수 성분을 알려야 하는지, 폐수가 위험한지 몰랐다. 이전에도 처리업체에 성분을 알리지 않았다”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특히 사건 당일 A 씨는 폐수처리 업무와 무관한 동료 B 씨에게 폐수를 넘겨주도록 하고 확인서에 대리서명까지 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B 씨 또한 “저의 행동으로 누군가가 죽거나 다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C 씨도 “폐수처리 과정까지 확인하고 관리할 수 없었다”며 책임회피에 급급했다.

검찰의 구형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사망 3명 등 무려 4명의 사상자가 난 산재사고였으나 검찰은 주요 피고인에게 징역 8월과 6월을 구형하고, 이례적으로 집행유예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서부지청 측은 “공보규칙에 따라 자세한 이유는 설명할 수 없으나 원칙에 따랐다”고만 답했다. 검찰의 ‘대기업 봐주기’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검찰로부터 추가조사 지시를 받은 경찰은 지난해 4월 사건을 검찰에 최종 송치했으나, 검찰은 명확한 이유 없이 올해 1월에서야 기소했다. 이 때문에 지역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대기업에 불리한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린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행법상 법정형이 지나치게 낮다는 비판도 나온다. 업무상 과실치사상은 5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고작이다. 석병수 부산노동권익센터장은 “기업이 산재예방에 주의를 기울이도록 처벌 조항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주사회를위한 변호사모임 부산지부 관계자는 “현행 법의 처벌조항이 무른 탓도 있겠으나 사람이 죽은 사건에서 검찰이 집행유예를 요구하는 건 이해가 안 된다. 작은 상해 사건에도 1년 6개월의 실형을 구형하는 게 다반사”라며 “나아가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 법정형을 높여 산재사고 원인제공자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일이 더는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임동우 기자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4. 4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5. 5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6. 6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7. 7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8. 8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9. 9‘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10. 10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1. 1‘청문 부적격’ 기관장들 임명 기류…田시장-시의회 협치 두번째 뇌관
  2. 2지광(국제신문 대주주) 만난 부산노동청장 “체임 방치 땐 강력 조치”
  3. 3교육위 국감 화두 ‘교부금 축소’…“교육감 대응도 안일” 질타
  4. 4부산회생법원 국감 “지역언론 가치 고려 국제신문 살펴야”
  5. 5與, 초광역특구법안 발의 “주 52시간 특례 숙의”
  6. 6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7. 7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8. 8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9. 9[2026 국감 브리핑]조경태 “최고 시스템 갖춘 건기연이 가덕도신공항 부지 침하 연구해야”
  10. 10[속보] 진영승 합참의장 “北 적반하장 용납 못해…추가 도발 감행시 단호하게 대응”
  1. 1‘좌초 위기’ 해운대 70층 주상복합 개발 기지개 켜나
  2. 2신공항 공사 컨소시엄 1곳 탈퇴…내달 우선착공 무산 우려(종합)
  3. 3부산에 둥지 수산무역협회…김 등 수출 드라이브
  4. 4송도 바다서 만난 융드립 커피 한 잔
  5. 5가덕 6200억 증액 확약 절실…국회는 특별법 개정안 논의
  6. 6관광과 지역민 함께 성장을…세계가 부산서 묘책 찾는다
  7. 7“친환경 항만 투자 100억 당, 부산 124억 생산유발”
  8. 8부산은행, 불꽃축제 등 지역축제 발전에 2억 후원
  9. 9동남아 접수하러 ‘부산표 게임’ 방콕행
  10. 10예탁원 나눔재단, 17년째 지역상생 실천
  1. 1만조 때면 멈추는 광복지하도 에스컬레이터
  2. 2‘부캉이’ 추워지기 전 바다로…21일 3차 외해유도(종합)
  3. 323명 숨진 ‘아리셀 화재참사’ 기업 대표, 징역 4년형 확정(종합)
  4. 4창원 구산해양단지 컨소 회생 포기…26년 표류 끝 좌초되나
  5. 5부산시, 신임 기조실장 26일 발표…행정부시장 행안부 고위간부 가닥
  6. 6APEC공원·금련산역 러너지원공간 문 열어
  7. 7사망사고 1년 만에…부산구치소 수감자 집단폭행 재발
  8. 8“광안리 해변 보행공간 개선…구 차원 추가 캐시백 검토중”
  9. 9“기존 공부량 유지하며 취약점 공략…남은 주말 수능처럼 모의고사를”
  10. 10구·군 일손 적고 주인 자비부담 꺼려…슬레이트 철거 하세월
  1. 1마무리 캠프 코앞인데…롯데 감독·단장 인선 언제쯤
  2. 231세 데이터 분석가, 최연소 MLB 구단 사장됐다
  3. 3유럽 강호 맞서는 김시우·임성재
  4. 4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5. 5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6. 63연승 KIA, LG 꺾고 23년 만에 플레이오프 진출
  7. 7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8. 8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9. 9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10. 10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우리은행
끝나지 않은 '석면 공포'
구·군 일손 적고 주인 자비부담 꺼려…슬레이트 철거 하세월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광안리 해변 보행공간 개선…구 차원 추가 캐시백 검토중”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