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쌀 15포대 있었는데…창원 정신질환 모녀 사인 미스터리

원룸서 숨진지 20일 후에 발견

  •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
  •  |   입력 : 2020-09-28 19:52:18
  •  |   본지 5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 경찰, 엄마 돌연사 뒤 딸 아사 추정
- 사회적 단절로 사인 규명 어려워

- 친권자 학대로 딸 복지시설 생활
- 7년 뒤 “성인되자 엄마가 데려가”
- 공적심의 도입 등 제도 개선 시급

경남 창원에서 정신질환을 앓아 온 모녀가 원룸에서 숨진 지 무려 20일이 지난 후에 발견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이번 모녀의 죽음을 계기로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던 중 친권자가 퇴소를 요구하면 아무런 대책도 없이 가정으로 돌려보낼 수 밖에 없는 현 제도가 시급히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산동부경찰서는 지난 5일 오전 11시5분께 창원시 마산회원구 한 원룸 거실에 엄마 A(52) 씨와 딸 B(22) 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28일 밝혔다. 이들 모녀의 사망 사실은 “며칠 째 세입자가 보이지 않고 연락이 되지 않는다”는 집 주인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드러났다.

경찰은 원룸의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집 거실에 나란히 누워 숨져 있는 모녀를 발견했다. 경찰은 부패 정도로 볼 때 이들이 발견된 날로부터 20일 전 에 사망한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지난 7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했지만 국과수는 사망 원인을 ‘불명’으로 잠정 결론 냈다. 시체 부패 정도가 심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경찰은 타살 혐의점이 없고, 유서 등이 발견되지 않은 것을 미뤄 볼 때 엄마가 돌연사한 뒤 딸은 굶어 죽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집 안에서 20㎏ 쌀 15포대가 발견됐으며 냉장고 속에도 김치 등 반찬류가 몇 가지 있었기 때문에 석연찮은 점도 있다.

이들 모녀는 엄마의 일용직 노동 수입으로 생활한 것으로 확인됐다. 딸은 이웃 중 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집 안에서만 생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5, 6급으로 분류 가능한 경미한 지적장애(경계성 지능 장애)가 있었으며, A 씨도 2011년부터 몇년간 정신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B 씨는 엄마의 학대로 13살이던 2011년부터 2018년 4월까지 7년 동안 사회복지시설에서 떨어져 지내다 성인이 된 뒤 다시 함께 살다 이 같은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창원시에 따르면 2018년 4월 A 씨는 경제 활동이 가능하니 더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달라는 취지로 지원금 수급 중단 의사를 밝혀 왔다. 수급 대상자인 딸은 13살이던 2011년 사회복지시설에 입소하면서 지원금 수급 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딸이 성인이 된 뒤 복지시설에서 나오자 엄마가 지원금 수급을 중단했다. 또 복지시설 퇴소자는 5년간 사례 관리를 받게 되지만 이마저도 엄마의 반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딸은 시설의 도움을 받아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가정으로 돌아간 뒤에는 사회생활을 거의 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복지시설 관계자는 “딸이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아직 자립할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엄마가 나타나 ‘딸이 다 컸으니 알아서 잘 살겠다’며 강압적으로 퇴소했다”며 “친권자가 강제적으로 퇴소를 요구할 때 공적심의 등의 대안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호 기자 jhlee@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해운대 벗어나 우리동네로…부산이 온통 극장이네요
  2. 2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3. 3“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4. 4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5. 5‘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6. 6[정쾌호의 부동산 탐구생활] 부산 아파트 10년, 이중 양극화와 위상 추락
  7. 7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8. 8“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9. 9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10. 10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1. 1‘교정시설 조성 지원 특별법’ 발의…부산구치소·교도소 통합 뒷받침
  2. 2[속보] “전두환 내란 아냐” 김태규 ‘제명 촉구 결의안’의결
  3. 3부산 국힘 “보좌진 유죄 선고…전재수 시장, 시민에 사과해야”
  4. 4[속보]우크라 외무 “한국 중요해…외교적 오해 해결바라”
  5. 5김민석 부산 찾아 “전재수 시정 성공시키겠다”
  6. 6李대통령 “우크라, 상대국 원수 거짓말쟁이 만들어…사과 거부시 추가 조치”
  7. 7국힘, 중수청 앞서 “범죄자 천국될 것” 여론전(종합)
  8. 8李 “김지용, 친윤 아닌 반윤 검사” 중수청장 청문 요청키로
  9. 9靑 “이 대통령 ‘불의의 사고’ 표현, 부상 장병 위로한 것…북한 면죄부 주려는 것 아냐”
  10. 10이 대통령,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청문요청안 재가
  1. 1“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앞서 정부 약속부터”(종합)
  2. 2동래 플래그십 문 연 ‘르노’…미래차 R&D센터 내년 오픈
  3. 3삼성중공업, 올해 LNG운반선 20척 수주. 글로벌 경쟁력 입증
  4. 4북극 누빈 아라온호, 항로예측 기틀 마련
  5. 5최태원, 9440억 규모 SK 지분 매각 결정…노소영 재산분할액과 같은 규모
  6. 6신한은행 해킹 서버서 “‘중국어 AI 침투도구’ 흔적 발견”
  7. 7대선주조 부산 문화 앞장…‘부산국제록페스티벌’ 8년째 후원 행보
  8. 8신한銀 2만5000명 고객정보 털렸다…당국 조사
  9. 9국민·하나·부산은행도 당했다…금융권 해킹 피해 확산(종합2보)
  10. 10BPA, 5번째 해외 물류거점 구축…베트남 사업 본궤도
  1. 1부산에 하나 뿐인데…‘부산예대’ 내년 2월 문 닫는다
  2. 2“능인선원 매각 협상 나서라” 국제신문 사활 건 총력투쟁
  3. 3준비 덜 된 경찰시대…‘대국민 수사 실험’ 우려
  4. 4‘반쪽’ 자갈치 축제…내홍에 창립멤버 어패류조합 빠졌다
  5. 5시민이 만든 '부캉이' 공공 자산으로…부산시, 상표권 독점 막는다
  6. 6전재수 ‘되돌릴 수 없는 해양수도 기반 조성’ 선언
  7. 7부산중수청 문 여는데 아직 공사중…외부 출입통제도 어려워
  8. 8김해시민 민생회복지원금, 2주 만에 지급률 80% 돌파
  9. 9아침기온 경남 7도, 부산 15도…2일부터 쌀쌀해진다
  10. 10“기관장 인선, 유능하면 지역 불문…산은 유치 채널 총동원”
  1. 1송교창·최준용 빠진 KCC…‘루이스 킹’ 희망될까
  2. 2KLPGA 대회 처음 부산서 여는 HJ重… “지역과 상생할 것”
  3. 3메치고 쏘고…한국 유도·양궁 ‘금빛 데이’
  4. 4한국 여자 양궁 단체전 인도에 져 은메달…8연패 무산
  5. 5성적 부진·단장 공백·감독 결별·구단주 경고…김해FC ‘사중고’
  6. 6자존심 지켰다…남자 양궁 리커브 단체전서 금메달
  7. 7LoL 대표팀, 대만 꺾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무실 세트 제패
  8. 8HJ중공업, 8∼11일 KLPGA 챔피언십 대회 주최…부산서 처음 열려
  9. 9돌아온 금빛 주역들, 프로야구 막판 순위·타이틀 경쟁
  10. 10해볼 만하다…女축구, 8년 만의 AG 메달 도전
우리은행
준비 안 된 '경찰시대'
법리 복잡한 지능범죄 급증…“공부해 수사할 엄두 안 난다”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교통취약지 ‘버스형 콜택시’ 도입, 울주 전역 도시가스 공급도 추진”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