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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483> 삼부인과 삼법인: 세 개의 인(印)

  • 박기철 경성대 교수
  •  |   입력 : 2020-10-08 19:13:18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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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연 스님(1206~1289)은 말년에 경북 군위 인각사에서 ‘삼국유사’를 완성했다. 전해져 내려오는 사건인 유사(遺事)를 자유롭고 자주적으로 기록한 것이다. 그 100여 년 전에 발행된 ‘삼국사기’에서 빠진 민간 야담 설화나 전설을 보태며 한국사의 태동을 수천 년이나 앞당겼다.

환웅이 물려받은 삼부인과 부처가 깨달았던 삼법인.
‘삼국유사’ 첫머리는 기이(紀異)라는 장답게 기이(異)한 이야기를 적고(紀) 있다. 천상에 살던 환인이 서자인 환웅에게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주어 인간세상을 다스리게 하였단다. 환웅이 물려받은 세 개의 천부인, 즉 삼부인(三符印)은 무엇이었을까? ‘삼국유사’에는 이에 대한 기록이 없다. 천부인(天符印)이란 하늘에서 통치자의 신표(信標)로 삼았던 신물(神物)일 텐데 그 실체를 정확하게 추정하기는 힘들고 어렵다. 거울 방울 칼이라는 세 가지 물건, 세 개의 도장인 옥새, 천지인을 뜻하는 세 개의 기호 ○□△라는 설이 있다. 삼부인을 지녔던 환웅은 곰이었던 웅녀와의 사이에서 단군왕검을 낳으며 고조선 건국의 기틀을 다진다.

삼부인이 고조선 왕권의 세 가지 징표였다면, 삼법인(三法印)은 부처께서 연기라는 법에 관하여 깨달으며 불법의 특징을 도장 찍듯이 밝힌 세 가지 진리다. 제행무상인(諸行無常印) 제법무아인(諸法無我印), 열반적정인(涅槃寂靜印) 또는 일체개고인(一切皆苦印)! 최초의 근본적 불교교의다. 부처님 말씀인 불설(佛說)의 진설(眞說) 여부는 이 삼법인에 따른다. 늘 변하는 무상(無常)한 세상에서 진짜 내가 없는 무아(無我)인 인간은 열반(涅槃)에 들 때 비로소 모든 괴로움(皆苦)에서 벗어날 수 있단다. 아~! 알듯 말듯 도무지 어렵다. 머리로 이해는 되어도 몸으로 소화가 힘들다.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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