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열에 의한 시멘트 박리현상
- 가연성 외벽 타고 V자로 확산”
- 화인 지목된 실외기는 아닌 듯
- 아파트, 500억 단체보험 가입
지난 8일 밤 발생한 울산 남구 달동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 아파트 화재는 3층 야외 테라스에서 발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
| 11일 울산 남구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 외벽 모습. 3층 테라스 외벽에서 위층으로 올라갈수록 불길이 ‘V’자 형태로 번진 흔적이 남아 있다. 연합뉴스 |
울산경찰청은 11일 오후 화재현장에서 가진 2차 합동 감식 중간 브리핑에서 “오늘 감식에서 발화 지점은 3층 야외 테라스에 있는 나무 덱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담수사팀 방경배 과학수사계장은 “통상 발화 지점을 특정할 때는 연소 패턴, 그을림, 탄화 심도 등을 전반적으로 확인하는데 3층에서 아주 높은 온도에서나 발생하는 시멘트 박리 현상이 확인됐다”며 “이를 고려할 때 감식에 참여한 합동감식기관 사이에 발화 지점에 대한 이견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불이 시작된) 덱 위 벽면에 알루미늄 복합 패널이 있다”며 “건물 3층 테라스 외벽부터 위층으로 올라가면서 ‘V’자 형태로 불이 번진 흔적이 있다. 이런 점들을 종합하면 3층에서 시작된 불이 화재에 취약한 건물 외장재에 옮아 붙으면서 확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최초 화재 신고 내용을 근거로 12층 에어컨 실외기가 원인으로 꼽혔던 것과 관련해 방 계장은 “전기적 요인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 에어컨 실외기는 원인에서 배제해도 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화재 원인에 대해서는 잔해물 분석, 수사팀의 수사 결과 등을 통해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감식에는 경찰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한국가스안전공사, 한국전기안전공사 등이 참여했다.
 |
| 11일 삼환아르누보 주상복합아파트 화인을 밝히기 위한 관계기관 합동감식에서 요원들이 불에 탄 잔해와 흔적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경찰은 화인 규명을 위해 현장에서 외장재나 단열재 등 화재 관련 건축자재도 수거해 분석할 계획이다. 이 건물 외장재는 알루미늄 복합 패널로 일반적으로 알루미늄판과 판 사이를 실리콘 같은 수지로 접착한 다음 건물 외벽에 붙인다. 고층 주상복합 건물에 주로 쓰이지만 이런 특징이 화재 발생 시 취약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0년 부산 해운대 고층 아파트 화재를 계기로 알루미늄 복합 패널 사용이 까다로워졌지만, 이 건물은 2009년 4월 준공됐다.
한편, 울산시교육청은 이번 화재피해 아파트에 사는 초·중고생 52명에게 학습 물품과 교복, 심리 치료 등을 긴급 지원키로 했다.
이번 불은 지난 8일 밤 11시께 발생했다. 1300여 명의 인력과 헬기와 소방차 등 148대의 장비를 동원해 진화작업을 편 끝에 15시간 40여 분 만인 9일 낮에 진화됐다. 당시 강풍주의보가 발효된 상태여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행히 소방대원의 신속한 출동과 적극적인 대처, 입주민의 차분한 대피로 인해 큰 인명피해는 없었다. 93명이 경상을 입었지만 현재 2명 외 91명은 퇴원했다. 발생한 이재민은 총 183세대 401명으로 현장 인근 스타즈 등 5개 호텔과 기타 시설에 분산 수용돼 있다.
하지만 화재로 인한 금전적인 피해는 적지 않을 전망이다. 직간접적인 피해금액까지 모두 산출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아파트는 건물 426억 원, 가재도구 63억 원, 대물 10억 원 등의 단체보험에 가입돼 있다.
방종근 기자 jgba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