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체된 농촌에 사람 붐비며 활력
- 지역 콘텐츠 투어상품도 계획
- “젊은이=도시 등식 깨고 싶어요”
전형적인 시골마을인 경남 하동군 고전면 고하리. 하동읍성이 있을 만큼 과거 하동의 중심지로서 유동인구가 많았지만 읍성이 이전하면서 여러 요인으로 하동의 변두리가 됐다. 그러나 이곳은 주변 경관이 수려하고 옛 하동읍성 문화유적과 어릴 적 추억이 서린 배드리장터, 나훈아의 ‘물레방아 도는데’ 같은 정두수의 아름다운 노랫말 향기가 남아 있기도 하다. 이처럼 여느 농촌과 사뭇 다른 이곳에 서울 부산 대구 충남 전북 등 전국 각지에서 30, 40대 젊은이 7명이 모여들어 화제다. 주인공은 고수연(32·서울), 김준영(32·대구), 최준호(40·전주), 안효진(40·태안), 정선영·(48·부산) 김경호(36·대구) 등이다. 출신지는 각자 다르지만 지인 또는 지인의 지인 등으로 인연을 맺어 경제공동체·생활공동체에 뜻을 두고 이곳으로 귀촌했다. 이들은 시골 생활이 처음이라 전국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정착지를 찾다가 지난봄 벚꽃이 만개할 즈음 하동을 둘러보다 최적의 정착지로 찾아낸 곳이 바로 고하리 주성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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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 하동군 고전면 고하리에 귀촌한 청년들이 미국 텍사스주기를 배경으로 성공적인 ‘텍사스 바비큐점’ 개설과 농촌생활을 다짐하고 있다. |
지난 5월 말부터 하나둘씩 모여든 청년들은 우선 기거할 농가주택을 구입하고, 가게를 낼 만한 330㎡ 규모의 옛 쌀창고와 홈스테이를 할 만한 방 3칸짜리 빈집을 빌려 건물 구조물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인테리어 작업을 벌였다.
드디어 지난 7일 최준호 씨 주도로 고하리 주성마을에 ‘고하 버거&카페’가 문을 열었다. 몇십 년간 비어 있던 쌀창고가 전문가의 도움 없이 청년들 스스로의 아이디어와 노력으로 고하 버거&카페로 변신한 것이다. 그리고 홈스테이는 같은 마을에 수년 동안 방치돼 있던 빈집이 청년들의 아이디어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걸맞은 단독형 주거공간으로 탈바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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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이들이 ‘고하 버거&카페’에서 마련한 마을잔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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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제 버거와 카페의 이름은 마을의 이름을 따 ‘고하 버거’, ‘카페 고하’, ‘스테이 고하Re’로 지었다. 파티셰(고수연), 요식업(김준영), 수제버거(최준호), 게스트하우스(안효진), 투어(정선영) 시티투어 운영(김경호) 등 경력도 다채로운 만큼 주특기(?)에 걸맞게 서로 업무를 분담해 가게를 꾸린다. 지역공동체를 위해 카페 메뉴는 하동 특산물을 주요 재료로 삼고, 차·커피·버거·음료·디저트 등 메뉴개발도 청년들이 도맡는다.
단독형 주택 스테이 고하Re는 고하리를 새롭게 재조명해보겠다는 의미를 담았다. 환경보호를 위해 일회용품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고 환경친화적 제품을 방문객들에게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스테이 고하Re에서는 요가·명상 등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할 계획이며, 투어 운영 경험이 있는 정선영 씨는 앞으로 하동 청년 커뮤니티 맵핑과 함께 하동 콘텐츠형 투어 운영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대구에서 요식업을 한 김준영 씨의 경험을 토대로 조만간 ‘텍사스 바비큐점’ 개설에도 나서는 등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청년들은 버거&카페 개점에 앞서 그동안 고하리 정착에 많은 도움을 준 마을 주민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지난 5일 작은 마을잔치를 열어 소통하는 기회를 가졌다.
최준호 대표는 “함께 살아가는 청년들이 공동체 삶과 경제 공동체로 성장해 농촌에서 자립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청년들이 농촌이 가진 기회를 발견하고 성공적으로 정착해 ‘청년=도시’라는 등식을 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인수 기자 iskim@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