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불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불교를 상징하는 연꽃 모양 연등불 아닐까? 그런데 연등불이 아니라 연등이라 해야 맞다. 연등에서 연은 연꽃 연(蓮)이 아니라 태울 연(燃)이다. 연등(燃燈)에서 등은 연료를 연소시켜 밝혀진 불이다. 불은 순우리말로 한자 등(燈)과 유의어 반복이다. 역전앞에서 순우리말인 앞이 한자 전(前)과 유의어 반복이듯이. 국어사전에도 연등불은 없고 연등만 있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오신 날인 음력 4월 첫 8일인 사월초파일(初八日)엔 절에서 연등불이 아니라 연등을 달며, 연등불 놀이가 아니라 연등놀이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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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가모니불 생전에 수기를 주는 연등불. |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연등불(燃燈佛)은 부처님이다. 범어로 디팜카라(Dipamkara)다. 한자로 의역해 등광여래(燈光如來), 음역해 제화갈라(提和竭羅)라고도 한다. 연등부처인 연등불은 석가모니 생전에 부처가 될 것이라 예언하며 약속한 과거의 부처님이다. 불교에서는 이러한 예언약속을 수기(授記)라 한다. 석가모니 부처는 본생경에 의하면 생전에 선혜동자 때, 대반열반경에 의하면 생전에 설산동자 때 연등불로부터 수기를 받았단다.
그렇다면 이상하다. 석가모니불이 최초 부처라 들었는데, 석가모니불에게 수기를 주었다는 연등불이 더 최초의 부처 아닌가? 여기서 가만히 잘 생각해야 한다. 불교의 모든 교의나 교리는 교조인 석가모니불에서 시작한다. 이 점에 관해서는 아무 이의가 없다. 그러므로 현세의 부처인 석가모니불 사후에 만들어진 불경들에서 과거의 부처인 연등불은 물론 미래의 부처인 미륵불도 나왔겠다고 생각할 수 있다. 머릿속 연등을 늘 밝게 켜면서 생각하면 더 좋겠다.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