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외국계 기업이 부당노동행위로 노조와 노조위원장에게 위자료를 지급하게 된 1심 판결이 최근 나왔다.
부산지법 동부지원 민사4단독 엄성환 판사는 외국계 기업인 A사의 일반직 사원 노조가 사측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최근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9일 밝혔다. 법원은 사측이 일반직 사원 노조와 노조위원장 B 씨에게 각각 2000만 원과 515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30여 년 전 부산에 설립된 A사는 다국적기업의 한국지사로 상시 직원 200여 명이 일하는 기업이다. 이번 소송의 원고는 2015년 1월 설립된 일반직 사원 노조로, 조합원 규모(41명)로 따지면 A사 노조 3개 중 두 번째로 크다.
재판부는 A사가 2016년 8월부터 한 달여간 일반직 사원 노조의 조합장 B 씨를 사문서위조·명예훼손 등으로 처벌해 달라며 검찰에 3건을 고소한 것은 노동조합법이 규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사측이 자체 조사에서 B 씨의 사문서위조 행위가 없는 점을 확인하고도 B 씨를 고소한 점과 B 씨가 조합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야합’ 등 표현을 사용했지만 앞서 사측의 법적 의무위반이 인정됐다는 점 등을 들어 사측의 형사대응이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 사측의 고소 3건 모두 무혐의 처분됐다.
재판부는 또 A사가 교섭대표노조(전문직 노조)에게 근로면제시간을 533시간 부여하면서 일반직 사원 노조에는 26시간만 부여한 것은 노조 간 차별을 금지하는 ‘공정대표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사측이 일반직 사원 노조에 사무실을 제공하지 않은 것도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재판부는 말했다.
원고의 법률대리인인 법무법인 여는 김두현(민주노총 금속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노조 간부를 상대로 한 사측의 고소를 불법행위로 인정한 판결은 매우 이례적이다. 고소 자체는 기본적으로 보장되는 권리지만, A사의 고소는 사회 상규상 용납하기 어려운 범위에 있다고 법원이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