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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가수 팀장, 사주 봐주는 형사…‘재주꾼 부산경찰’ 재능 기부 화제

오늘은 ‘경찰의 날’

  •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  |   입력 : 2020-10-20 22:07:23
  •  |   본지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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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진호 경위, 노래봉사로 유명
- 박영군 경감, 민원인 점괘 봐줘
- 이광락 경위는 사하서 바리스타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시작된 ‘부캐(부캐릭터)’ 열풍이 확산하는 가운데 부산지역 경찰관들도 숨겨진 재능을 적극 살려 화제의 주인공이 되고 있다. 이들은 동료들과 주민에게 ‘재능 기부’를 하면서 팍팍한 일상에 소소한 기쁨을 선사한다.
부산지역 경찰관들의 숨겨진 재능이 알려져 지역사회에 화제가 되고 있다. 왼쪽부터 영도경찰서 안진호 경위, 서부경찰서 박영군 경감, 사하경찰서 이광락 경위.
영도경찰서 대교파출소 안진호 팀장(경위)은 동네에서 이름난 가수다. 국악인인 아버지의 끼를 물려받아 학창시절부터 음악에 재능을 보였다. 평소 봉사활동에도 관심이 많았던 그는 2012년부터 영도구 경로당에서 노래 봉사를 시작했다. 영선1동 찾아가는 봉사단과 나르샤 예술단에서 활동하며 지금까지 매달 5~6회 동네 어르신들에게 노래를 선사해왔다.

안 팀장은 지난해 10월 ‘내사랑 꽃’과 ‘뜬금없는 사랑’이라는 음원도 냈다. 그는 2013년에는 ‘전국노래자랑’에도 출연했으며 최근에는 JTBC ‘히든싱어’ 제작진이 먼저 연락해 와 설운도 편 오디션을 보기도 했다. 안 팀장은 “교대 근무 후 쉬는 날 노래봉사를 갈 땐 조금 힘들기도 하지만 어르신들이 제 노래에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피로가 싹 풀린다”며 “앞으로도 본업에 충실하며 주민께 노래로 즐거움을 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서부경찰서 박영군 형사4팀장(경감)은 ‘서부서 역술가’로 통한다. 지인에게서 사주를 들은 뒤 관심을 가져 4년 전부터 관련 서적을 뒤지며 공부를 시작했다. 역술인도 “수준급”이라고 칭찬할 만큼 실력을 갖췄다고 한다. 소문이 나면서 직원들도 그를 종종 찾는다. 승진이나 자녀 취업이 단골 고민인데, 동료들은 그의 점괘가 적중률이 높다고 칭찬했다. 특히 그가 최근 억울한 일로 경찰서를 찾은 민원인의 사주를 봐준 뒤 딱한 사정을 알고 밥값 1만 원을 건넨 일도 뒤늦게 알려졌다. 박 팀장은 “사주는 공부할수록 삶의 지혜까지 얻게 되더라”며 “고민 있는 동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존재로 인식되는 것만 해도 큰 기쁨”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하경찰서 지능수사팀 이광락 경위는 ‘사하서 바리스타’다. 약 10년 전부터 커피에 관심을 가진 그는 2018년 바리스타 1급 자격증을 땄다. 퇴근 후 3개월 동안 학원을 다니며 공부한 결과다. 덕분에 같은 팀 직원들은 매일 수준급의 커피를 공짜로 마신다. 세계 유수의 커피인 블루마운틴부터 케냐 AA까지 직원들 기호에 맞게 커피를 제공한다. 이 경위는 “제가 가진 작은 재능으로 동료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어 기쁘다”며 “지역 주민을 위한 커피 관련 무료 강의 등도 계획 중”이라고 전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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