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만덕동은 억울하다, 코로나 낙인

지역서 집단감염 확대되자 ‘주민 출입금지’ 업소 안내문…택시 ‘만덕동행’ 거부까지

온상지 취급 혐오·차별 기승, 경제활동 타격 겹쳐 이중고

  •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
  •  |   입력 : 2020-10-20 22:21:21
  •  |   본지 1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 북구 만덕동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하자 이 지역 주민을 향한 혐오와 차별이 기승을 부린다. 감염병 확산세가 잡히지 않아 불안감이 최고조에 다다른 상황에서 ‘코로나 온상’이라는 낙인까지 찍혀 만덕동 주민은 ‘이중고’를 겪는다.

부산 북구 덕천동 한 영업장 입구에 ‘만덕동 주민 출입을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20일 국제신문 취재진이 확인한 결과 이 안내문은 현재 제거된 상태다. 독자 제공
만덕동 주민 A 씨는 지난 주말 북구 덕천동 한 영업장 앞을 지나다가 불쾌한 경험을 했다. ‘만덕동에 사시는 분은 출입을 제한합니다. 만약 출입하면 구상권 청구합니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입구에 붙어 있었던 것. A 씨는 “확진자가 많이 나온 건 사실이지만, 만덕에 사는 사람 모두가 코로나에 걸린 건 아니지 않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주민 항의가 이어지자 이 가게는 안내문을 슬그머니 뗐다. 주민센터에는 만덕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이같이 혐오와 차별을 받았다는 민원이 빗발친다. 일부 택시기사는 승객이 만덕동으로 가자고 하면 감염이 우려된다며 승차를 거부하는 등 막무가내로 이곳 주민을 잠재적인 코로나 감염자로 여기는 분위기도 퍼진다.

집단감염 사태로 부산시가 지난 15일까지였던 만덕동 음식점에 대한 집합제한 명령을 2주간 연장하면서 경제활동까지 타격을 받자 주민 불만은 극에 달했다. 주민센터 관계자는 “지난 추석 연휴 전후로 헬스장과 목욕탕에서 많은 수의 확진자가 나온 뒤 지역을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은 상황에서 요양병원 집단감염까지 발생해 일상에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자 주민의 하소연이 이어진다”며 “자영업자는 가게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생활고를 호소한다”고 말했다.

북구의회는 부산시와 북구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구의회 김효정(북구나) 의원은 “불안감에 거리가 텅 비어있고 주민은 패닉 상태다. 근거 없는 소문이 나돌고, 만덕동 주민을 죄인 취급하는 분위기도 읽힌다”며 “부산시의 지원이 어렵다면 북구라도 나서 생활고에 빠진 이들의 지원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의회는 동네 곳곳을 돌며 방역작업을 벌이는 봉사자 지원도 요구한다. 해뜨락병원에서 확진자가 나오자 북구 새마을단체 회원을 중심으로 거리와 소공원을 소독하지만, 소독약과 방역복 등 방역물품이 넉넉하지 않다. 북구 관계자는 “긴급 지원대책 필요성에는 동의하지만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라 인력과 자원이 제한적이어서 지금은 방역에 집중할 때”라며 “다만 방역봉사를 하는 새마을단체에는 소독약과 방역물품을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특정 지역과 주민을 ‘구별짓기’보다 함께 감염병을 극복해 나가는 우리 이웃으로 그들을 품는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다. 국가인권위원회 관계자는 “특정 지역에 거주한다는 이유로 가게 출입을 제한하는 등의 행위는 차별에 해당할 수 있다. 혐오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사설] 가덕도신공항 착공 늦춘 정부, 공사비 증액 확약하라
  4. 4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5. 5‘국민아버지’ 배우 최불암 떠나보내며
  6. 6‘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7. 7“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8. 8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9. 9‘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10. 10[시민기자] 랜드마크 ‘범선형 관광시설’ 북항에 만들자
  1. 1“지방주도 성장 33조 투자…공공기관 이전 내년 착수”
  2. 2정파·지역도 초월…‘국제신문 회생’ 국회 팔 걷었다
  3. 3국힘 “가덕 건설 의지 없는 정부…공사비 증액 확약해야”
  4. 4정치권 “능인선원 경영능력 불합격…국제신문 회생 동의를”
  5. 5이해충돌 빗장 풀려는 시의회…“사익추구” vs “전문성 강화”
  6. 6민주, 5일 조희대 국조요구서 보고…국힘 “탄핵 역풍 맞을까 질질 끌어”
  7. 7국힘 새 당무감사위원장 양준모 교수
  8. 8[속보] 北김여정, 바이낸스 사태에 "美 정치적 도발…예의주시"
  9. 9북한 해커들, 바이낸스서 탈취한 자금 '2차 세탁' 중
  10. 10[와이라노] “한국은 단검” 美 안보청구서 점점 커진다
  1. 1‘창업도시 600억’ 품어라…부산, 해양·금융 앞세워 총력
  2. 2주식 팔면 다음날 돈 받는다…증권시장 결제주기 하루 단축
  3. 3호반, 한진칼 최대주주 기업결합 신고
  4. 4K-팝 열풍 타고 부산관광 키운다…한류산업 진흥 조례 추진
  5. 5“9증9포 독보적 특허 ‘명품 홍삼’…글로벌 1위 도전”
  6. 6“올해 북극항로 이용 150척…역대 최다 전망”
  7. 711월 제철 삼치·가리비 맛보세요
  8. 8[한 손 뉴스] 부산·통영 ‘환경교육도시’로…특화 환경교육 행·재정 지원(종합)
  9. 9올 ‘산소부족 물덩어리’ 완전히 사라졌다
  10. 10팬스타엔터프라이즈, 해운·조선해양 중심 사업구조 재편
  1. 1경남 9곳, 1인당 월 15만 원 농어촌 기본소득 쟁탈전
  2. 2창원문화복합타운 매각 불발
  3. 3영도 포차거리 해상추락 잇따르자 뒷북 안전조치
  4. 4‘김해공항 최장노선’ 두바이 직항 내년 열린다
  5. 5모집 공고만 15차례…부산 보건소도 ‘의느님’ 모시기 진땀
  6. 6오늘의 날씨- 2026년 11월 3일
  7. 7국제사우회 “지광 손 뗄 때까지 함께 싸울 것”
  8. 8김해, 동아시아 람사르지역센터 유치
  9. 9인니 선원 모텔 감금 혐의 경호원들 송치(종합)
  10. 10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1. 1김지율, 고교 최동원상 수상…부산고 하현승 아쉽게 고배
  2. 2박항서 향해 “김치맨”…태국 관중들 인종차별
  3. 3BNK 개막전 첫 승…두터워진 선수층 빛났다
  4. 4체력 비축한 마법사, 타선 폭발한 사자…누가 웃을까
  5. 5단거리 최강馬 위너클리어 짜릿한 역전승…국제신문배 우승
  6. 6“실책·기복 없어야 강팀…거인 맞춤 훈련 강화할 것”
  7. 7“좋은 젊은 피 많아…잠재력 극대화”
  8. 8삼성, KIA 6-1 꺾고 2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
  9. 9BNK, 여자농구 개막전 ‘디펜딩챔프’ KB 완파
  10. 10‘친정 팀 복귀’ 이동욱 감독, “기본기 다져 승리하는 팀으로 만들겠다”
우리은행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봉사·일·문화 등 다양한 분야 경험·재능 나눠
다시 피어나는 신중년
경비·미화 넘어 AI·관광 전문가로…은퇴 뒤 더 빛나는 삶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