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 80대도 5시간 만에 사망
- 보건당국, 인과관계 규명 나서
인천지역 17세 남자 고등학생이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은 뒤 이틀 만에 사망한데 이어 전북 고창에서도 접종한 70대가 숨진 채 발견돼 보건당국이 인과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무료 백신 접종 후 사망사고가 잇따라 발생하자 백신에 대한 시민 공포가 커진다.
20일 전북도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께 고창군 상하면 한 주택에서 A(78) 씨가 쓰러진 채 숨져 있는 것을 이웃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A 씨는 전날 오전 9시께 동네 한 의원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백신은 보령바이오파마 보령플루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백신은 상온 노출로 효능 저하 우려가 제기되거나 백색 입자가 검출된 제품은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에서 사망한 10대가 접종한 백신과도 다른 제품이라고 보건당국은 설명했다. 도 관계자는 “A 씨는 생전 혈압약을 복용했고, 고혈압과 당뇨 등 지병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A 씨 사망과 백신 접종과의 연관성은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감백신 접종이 직접적 사망원인이라고 단정할 단계는 아니다”면서 “현재까지 이상반응을 보인 다른 사례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대전에서도 독감백신을 맞은 80대 남성이 5시간여 만에 숨져 방역 당국이 역학조사에 들어갔다. 앞서 지난 14일 인천의 17세 고등학생이 지역 내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독감 백신을 무료로 접종했고 이틀 뒤인 16일 사망했다. 숨진 학생이 맞은 백신은 신성약품이 조달한 무료백신 물량이었다. 이 학생은 기저질환이나 증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A군) 사망 신고 사례는 아직 예방 접종으로 인한 이상 반응이라는 인과 관계가 확인되지 않았다”며 “같은 백신을 맞은 32명을 대상으로 이상 여부를 확인한 결과 이상 소견이 없다”고 했다. 또한 질병청은 잇단 사고에 따른 독감 국가예방접종 사업을 중단 여부를 두고 “현재까지 확인된 사항을 종합해 볼 때 사업을 중단할 근거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무료 독감 백신 접종을 마쳤거나 예정인 부모들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한다. 수능을 앞둔 고3 수험생 부모 A 씨는 “학교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하고 등교하라는 안내를 받아 지난 주말 무료 독감 백신을 맞혔다. 아직 이상 반응은 없는데 너무 걱정된다”고 말했다. 6살 자녀를 둔 부모 B 씨도 “무료 독감 백신은 불안해 유료 독감 백신을 맞히려고 했는데, 병원에서 유료는 아예 물량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일부 병·의원에도 독감 백신의 안전성을 묻는 전화가 이어진다. 부산지역 한 병원 관계자는 “백신의 안전성을 확인하는 전화가 많이 오긴 하지만 예약을 취소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미희 기자 maha@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