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은경 “작년엔 1500명 숨졌다”
- 시민 “규명 없이 불안만 더 키워”
독감 백신을 맞은 뒤 사망한 사람이 48명으로 늘어나면서 정부는 부작용 논란에 대해 송구하다면서도 접종을 계속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백신 접종과 사망 간 인과성이 확인되지 않은 데다 코로나19와 독감이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을 막기 위해서라도 접종을 계속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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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2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본 회의를 마친 후 독감 백신 접종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25일 정례 브리핑에서 “독감 백신 접종과 관련해 염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정부 당국자로서 진심으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박 1차장은 다만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현재까지 검토한 26건의 사망 사례는 시간적 근접성이나 기저질환, 부검에서 모두 예방 접종과의 인과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에 따라 예방 접종 사업을 지속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신은 많은 생명을 확실하게 살릴 수 있는 과학적으로, 또 역사적으로 검증된 수단이다. 접종을 중단하는 것이 오히려 불안을 야기할 수 있는 위험 요인이 된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나왔다”고 전했다.
이날 백신 접종과 관련된 사망자가 보고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22일 대한의사협회가 ‘접종 1주일 연기’ 권고를 내놓은 데 이어 경북 포항시 등 일부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접종 보류’ 입장을 밝히면서 국민 불안도 여전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후 1시 기준으로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48명으로 집계돼 전날(36명)보다 12명 늘었다. 연령대는 70대가 23명으로 가장 많고 이어 80대 이상 18명, 60대 미만 5명, 60대 2명이다.
질병청은 예방접종전문위원회 회의를 재차 열어 1차 사망자 26명에 대한 사인을 검토한 결과, 접종과의 인과 관계가 매우 낮아 특정 백신을 재검정하거나 국가예방접종사업 중단을 고려할 단계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아나필락시스 쇼크’가 의심되는 사례가 없고, 같은 제조번호(로트번호) 제품을 맞고 사망한 사람 중 접종과의 인과 관계가 확인된 사람도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불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는 여전히 높다. 최근 ‘상온 노출’과 ‘백색 입자’ 등 독감 백신을 둘러싼 문제가 연이어 불거진 이후인 만큼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특히 정은경 청장이 지난 24일 브리핑에서 “지난해 독감백신 접종 후 7일 내 사망한 노인 1500명”이라고 발언한 것이 불안감에 기름을 부었다. 최근 독감 백신 예방접종 후 노인의 사망 사례가 잇따르는 것을 백신 탓으로 단정 짓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이지만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미흡했다. 70대 부모를 둔 A 씨는 “아버지에게 전화해 독감 백신을 맞지 말라고 이야기했다”면서 “정부가 백신 사망에 대한 원인을 규명하지는 못하면서 인과 관계가 없다는 입장만 고수하는 것은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승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