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강서구가 지역의 역사성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대저수리조합(국제신문 지난 6월 1일 자 4면 등 보도·사진)을 결국 허물기로 했다.
대저수리조합이 자리한 대저1동에 도시재생사업 연계 문화시설 건립을 추진해온 강서구가 수리조합 사무동과 창고 건물을 철거한다고 1일 밝혔다. 수리조합 건물 2개동은 1916년 낙동강 범람, 홍수, 바닷물 유입으로 벼농사를 짓기 어려워져 식량 수탈에 차질이 생기자 일본이 치수와 비료 판매 목적으로 지었다. 사무동 건물은 1956년 미 공군 비행기 추락으로 유엔이 신축했지만, 비료창고 건물은 1916년 당시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산시는 두 건물을 근대건조물 관리목록에 포함했다.
강서구는 지난 6월 발표한 대저수리조합 건물 철거 방침에 대한 비판이 커지자 설계 공모에 참여하는 업체에게 보존 방안을 받겠다고 한 걸음 물러섰다. 하지만 철거 결론은 변하지 않았다. 구 관계자는 “한정된 부지에 지하 2층, 지상 4층 규모의 건물을 지어야 하는 탓에 수리조합 사무동과 창고 철거가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김기수 관장은 “설계 공모 참여 업체가 보존 방안 마련을 주문할 게 아니라, 구가 먼저 수리조합의 가치를 확립해야 했다”며 “문화재 보존은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이지 자재 일부를 다시 활용하는데 그치는 게 아니다”고 지적했다.
임동우 기자 guardian@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