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상 칸막이 등 적응 연습 필요
- 시험 당일 코로나 무증상 학생은
- KF 아닌 일반 마스크 써도 좋아
- 유증상 땐 별도 시험실서 응시

- 기출 개념 정리로 마무리 학습
- 실전 치르듯 모의고사 풀어봐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3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맘때 수험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시험장 적응과 컨디션 관리, 마무리 학습이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마스크를 착용하고 시험을 치르고, 책상 앞 칸막이도 설치되는 등 고사장 환경이 예년과 많이 달라져 충실한 대비가 필요하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31일 앞둔 2일 부산 연제구 이사벨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서 수험생이 수업을 듣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obin@kookje.co.kr

■코로나로 바뀐 고사장 환경 적응 필수

올해 수능시험 응시자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시험장 방역지침’에 따라 시험을 치는 동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올해 수능은 당초 11월 19일에서 12월 3일로 미뤄졌기 때문에 ‘수능 한파’가 올 가능성도 한층 높다. 따라서 수험생은 난방기를 켠 시험실에서 마스크를 쓰고 시험을 치러야 한다. 사전에 적응 연습을 하지 않았다가는 호흡 곤란 등을 겪어 시험을 망치기 십상이다.

시험 당일 낭패를 겪지 않으려면 수능 당일 착용할 마스크를 미리 선택하고 평소에 마스크 착용상태에서 학습을 하면서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수능 당일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없는 일반 수험생은 KF 기능이 없는 일반 마스크를 해도 된다. 착용감이 좋거나 호흡하기 편하다거나, 또는 코로나 19 감염에 안전하다거나 자신만의 생각대로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 단 밸브형과 망사형 마스크는 사용할 수 없다. 일반 마스크를 착용할 생각인 수험생이라도 보건용마스크를 쓰고 시험을 치르는 연습을 꼭 해둬야 한다. 시험 당일 코로나19 관련 증상이 있는 학생은 유증상자 별도 시험실에 배정되는데, 이곳에서는 반드시 KF80 이상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 예방 차원에서 올해 처음으로 설치하는 책상 가림막도 수험생을 힘들게 할 수 있다. 특히 긴 지문을 읽어야 하는 1교시 국어 영역 시간에는 문제지가 책상 밖으로 넘어갈 수 있는데, 올해는 가림막이 설치돼 시험지가 접히거나 아래로 많이 내려가 문제 풀이에 방해가 될 수 있다. 준비 없이 이런 상황을 맞닥뜨리면 성가신 시험지를 이리저리 움직이느라 시간을 쓰는 바람에 정작 문제 풀이에 충분히 시간을 안배하지 못할 수 있다. 마무리학습을 할 때 칸막이가 설치된 것과 같은 환경을 조성하고 수능 시험지와 같은 크기로 제작된 모의고사를 풀면서 시간 낭비를 막는 요령을 익히는 게 중요하다.

수능 당일 수험표 뒷면에 자신의 답을 적어올지도 미리 결정해야 한다. 답안을 기록해오면 가채점 정확도가 올라가고, 수시모집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했는지 판단하기 수월하다. 평소 모의고사 예상 점수와 채점 결과가 많이 다른 편이었다면 수능 당일 정답을 적어 오는 것을 고려해볼 만 하다. 하지만 답안을 적어오는데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평소 모의고사를 풀 때 연습을 통해 답안을 적으면 문제풀이 시간이 부족하지는 않는지 점검해야 한다.

■마무리 학습은 정리에 집중

극도의 긴장감을 유발하는 수능 때는 잘 아는 문제도 실수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는 새로운 내용을 공부하기보다는 ‘공부한 것을 머리 밖으로 꺼내는 연습’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공부한 내용을 시험에 막힘 없이 적용하려면 우선 정리가 체계적으로 돼야 한다. 무작정 문제 풀이에만 매달리거나 새로운 교재를 공부하기보다는 이미 봤던 교재를 다시 보며 그간 공부한 내용을 키워드화 하자. 백지에 지금까지 배운 기출 개념과 문제 유형을 정리하거나 오늘 푼 문제를 스스로 설명해보는 식이다. 문제풀이 위주로 학습하는 학생이라면 틀린 문제나 헷갈리는 문제에 적용된 개념은 다시 짚어보고 완벽히 이해했는지 확인하자. 이렇게 정리한 최종 개념은 수능 당일 쉬는 시간마다 활용할 수 있는 나만의 참고자료가 된다.

수능 날이 다가올수록 불안감에 성적이 생각처럼 나오지 않는 과목에 집중하는 수험생이 많다. 그러나 이런 방식을 사용하다 보면 다른 과목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 수능 당일 믿었던 과목에서 예상치 못한 실수를 하거나, 시간 배분에 실패해 성적이 평소보다 더 하락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성적이 확실히 보장되는 과목이라도 매일 정해진 양의 기출 문제를 풀거나 주요 개념을 정리하면서 실전 감각을 잃지 않아야 한다. 취약과목이 있더라도 그 과목에 매진하기보다 시간을 적절히 분배해 학습 균형을 유지하는 게 좋다. 단기간에는 한 과목을 오래 공부하는 것보다 여러 과목을 번갈아 학습하는 게 집중력과 효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단, 수능 대비가 미진하거나 수시모집 수능최저학력기준 충족이 목표인 학생이라면 성적 향상 가능성이 높은 과목 위주로 전략을 짜 30일 동안 집중하는 것이 더 성공적일 수 있다.

이제부터는 오답 정리도 매우 중요하다. 실수가 잦은 유형이나 단원 위주로 오답노트를 만들어 복습하자. 단 고난도 문제 공략에 치우친 나머지 2, 3점짜리 쉬운 문항을 소홀히 하는 실수에 주의하자. 오히려 2, 3점짜리 문항에서 오답이 나온다면 문제를 틀린 이유를 꼼꼼히 분석해 수능 당일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준비하는 게 좋다. 상위권 학생이라면 소위 킬러문항이라 불리는 고난도 심화 문제 및 EBS 변형 문제 위주로 오답 정리를 마치고, 중위권 학생들 또한 준킬러 유형, 지난 6·9월 수능 모의평가 위주로 오답 정리를 해두는 것이 필요하다.

주말처럼 여유가 있을 때는 실전처럼 수능 당일 일과에 맞춰 모의고사를 풀어보는 것도 좋다. 기상 시간부터 고사장 도착 시간, 대기 시간, 1교시 시간 등을 모두 고려해 하루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 실제 수능 당일처럼 보내보는 것이다. 실제 시험 시간의 70~80%만 활용해 문제를 푸는 식으로 더 어려운 조건을 만들어 연습해보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데서 오는 당황과 불안을 줄일 수 있고, 긴장감과 낯선 환경 때문에 실수를 저질러도 대비할 시간을 벌 수 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