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위안부 역사 산증인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부산협의회 김문숙(93) 이사장이 사재를 털어 세운 부산 유일 위안부 역사관이 김 이사장의 건강 악화와 심각한 운영난으로 폐관 위기에 놓였다. 위안부 역사 교육 공간뿐 아니라 위안부 피해자들과의 소통 공간으로서 막중한 역할을 해오는 만큼 관할 지자체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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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수영구 수영동에 있는 ‘민족과 여성 역사관’ 내부 모습. 국제신문DB |
부산 수영구 수영동에 위치한 ‘민족과 여성 역사관’은 “최근 운영비 감당이 어려워 문 닫을 위기에 처했다”고 3일 밝혔다. 역사관은 2004년 김 이사장이 사재 1억 원을 들여 상가 2층에 426㎡ 규모로 개관했다. 위안부 사진과 기사, 재판기록 등 관련 자료만 1000점이 넘으며 홍보 책자 발행 등 위안부 피해 사실을 알리는 역할을 도맡아 오고 있다.
하지만 역사관에 따르면 몇 해 전부터 운영난에 봉착해 최근에는 더욱 심각해졌다. 월세 150만 원과 전기료를 비롯한 운영비 200만 원 등 매월 고정지출비만 300만~400만 원에 달한다. 16년 동안 김 이사장이 자택을 처분하고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등의 노력으로 겨우 일궈왔지만 한계점에 다다른 모습이다. 낡고 닳은 간판조차 교체할 엄두도 못 내고 있으며 최근에는 조금이라도 운영비를 줄여보고자 신문구독까지 끊었을 정도다.
특히 김 이사장은 최근 건강이 악화돼 이번 주부터 천안에서 요양 중이다. 고령인 만큼 외부 활동이 힘들어 딸 김주현 씨가 역사관을 수시로 지키며 운영비를 보태고 있지만 이마저도 부담이 커 폐관까지 고려 중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김 씨는 “지난해부터 부산시가 4300만 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해설사 1명의 인건비와 책자 발간 등 사업비 외에는 일절 쓸 수 없어 운영비 충당에는 전혀 도움 되지 않는다”며 “어떻게든 살려보고자 노력 중이나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진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역사관 운영을 위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영구의회 오승엽(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간판 교체는 지자체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며 “김 이사장님이 떠나실 경우 부산시나 수영구가 역사관을 운영하는 방안 등도 면밀히 검토해 지역 자산을 지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ljy@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