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106명 전원 재응시 통보
- “온 힘 다해 5시간 그렸었는데…”
- 피해 학생·학부모 반발 이어져
동아대 공예학과 대입 실기고사에서 교직원의 실수로 100명이 넘는 응시생 전원이 재시험을 치러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학교 측은 과실을 인정하고 시험 비용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응시생과 학부모의 반발은 사그러들지 않고 있다.
9일 동아대와 응시생, 학부모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달 31일 치러진 ‘2021학년 수시모집 예능우수자전형 공예학과 기초디자인 실기고사’에서 시험장 3곳 가운데 한 곳을 감독한 교직원이 주제물을 하나만 제시했다. 다른 2곳의 시험장에는 주제물 2개가 나갔다.
수험생들은 5시간의 시험을 끝낸 뒤 문제를 비교평가하는 과정에서 똑같은 조건 속에 실기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던 점을 알고 이의를 제기했다. 동아대 측은 지난달 31일 치러진 실기고사를 무효처리하고 기초디자인 전형 응시생 전원을 상대로 오는 19일 재시험을 치른다는 지침을 학생과 학부모에게 통보했다. 학교 측은 ‘재시험 불참 시 기존 시험 응시여부와 관계없이 불합격 처리된다’는 내용을 문자메시지와 전화로 고지했다.
이 전형으로 25명을 모집하는데, 실기고사에 106명이 지원했고 이들은 3개 반으로 나뉘어 이날 시험을 봤다. 기초디자인 전형은 학교가 2개의 주제물을 제시하면, 이를 토대로 수험생이 5시간 동안 자유롭게 그림을 그린 후 제출해 평가받는 방식이다.
학부모와 학생은 거세게 반발했다. 한 수험생 학부모는 “수년간 공부한 결과물을 하루 동안 집중해 결과물로 만들어 내는 것이 예체능계열 실기고사의 특징이다. 하루하루 컨디션에 따라 시험의 결과물이 달라지는데 학교 측의 말도 안 되는 실수로 재시험을 치러야 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학부모는 “재시험 전 수험생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격리 돼 시험을 응시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 아니냐. 평생 진로를 결정짓는 매우 중요한 관문인데 학교가 너무 안일하게 대처한다”고 비판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도 ‘학교의 어이없는 실수로 재시험을 시행한다는 데 말이 안 된다’ ‘지난 31일 시험을 못 본 학생은 다시 기회를 얻은 것이지만, 만족스럽게 치른 학생은 되레 불리하게 됐다’는 수험생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동아대 입학처 관계자는 “시험 문제를 배부하는 과정에서 치명적인 착오가 발생한 점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지난달 31일 시험 비용으로 들어간 전형료와 교통비를 수험생에게 지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