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남항관리소, 관할 책임 미뤄
- 주민 “언제 무너질지 몰라 불안”
부산 영도구 남항동 호안 옹벽에 균열이 발생하고, 도로가 내려앉아 주민과 운전자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 그러나 관할 지자체와 부산시 남항관리사업소는 보수 대책을 세우기는커녕 서로 책임 떠넘기기에만 급급해 빈축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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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일 부산 영도구 남항동2가 국제선용품유통센터 뒤편 해안 안벽과 도로에 지반침하로 균열이 발생해 이곳을 지나는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서정빈 기자 photho@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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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부산 영도구 남항동 국제선용품유통센터 뒤편 도로 바닥은 곳곳에 균열이 발생한 상태였다. 균열 폭은 최대 30㎝로 성인 남성의 몸통이 들어갈 정도로 심했고, 균열 부위는 땜질로 응급 복구돼 있었다. 호안 옹벽은 부서지고 땅은 내려앉았다. 가로 6m, 세로 9m 넓이의 지반이 크게 기울었고, 큰 천으로 바닥을 가린 채 테이프로 사람의 출입을 막고 있었다. 인근 건물도 지면과 맞닿은 부분에 균열이 생겼다.
1931년 준공된 남항 호안 시설 ‘영도굴항’은 남항동2가 계류시설로 지금까지 90년째 사용 중이다. 그러나 지난해 4월부터는 노후화에 따른 파손과 균열이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주민 김모(62) 씨는 “지난해부터 도로가 갈라지더니 4개월 전부터는 균열이 심해져 건물 1층 내부는 비가 내릴 때마다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다. 언제 사람이 다쳐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불안함을 호소했다.
침하 원인은 시설 내부에 생긴 공동(싱크홀) 때문으로 조사됐다. 남항관리사업소는 지난해 실시한 안전진단에서 도로 밑에 깔린 하수 시설 주변 토석이 유출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렇게 생긴 공동 위로 상부 콘크리트가 무너지면서 지반 침하가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영도구와 남항 항만시설 정비를 담당하는 남항관리사업소는 ‘우리 관할이 아니다’는 이유로 뒷짐을 지고 있다. 대형 사고 우려에 부산시가 중재에 나섰지만 책임 소재에 대한 의견이 달라 언제 보강 공사가 이뤄질지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영도구 관계자는 “도로를 정비하는 것은 구의 책임이지만, 호안 구조물에 대한 기초공사는 사업소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남항관리사업소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땅에 있는 호안 시설 내 싱크홀이 발생한 것이므로 영도구에 보수 책임이 있다”고 맞섰다.
전문가는 당장 보수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대 신현석(토목공학과) 교수는 “지반 침하가 심각해 도로뿐만 아니라 옹벽, 관로 등 부분별로 안전진단을 새로 하고 보수작업에 당장 돌입해야 한다. 부산시가 주체가 돼 정부·지자체·사업소 관계자로 구성된 TF를 만들어 예산과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