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1000년 지나도 빛나는 최치원의 한민족 정신

신선으로 남은 까닭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20-11-15 19:04:05
  •  |   본지 16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합천은 여러 번 여행했다. 장경각을 촬영하는 방송사의 팔만대장경 프로그램 취재로 가기도 했고, 보통의 관광객으로도 몇 차례 찾았다. 개인적으로는 저녁 예불 전 법고(法鼓)에서 범종까지 이어지는 ‘종성’(‘고두’라고도 했다) 행사가 마음에 깊이 남아있다. 풍광이야 더 말해 무엇하랴.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저녁 예불에 앞서 해인사 범종각에서 스님이 경건하게 법고를 치고 있다. 합천군 제공
최치원을 화두로 잡고 취재한 합천은 다른 세상이었다. 해인사야 이미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문화유산이지만 청량사는 첫걸음이었다. 문외한의 눈에도 단번에 느껴지는 서슬 퍼런 지세는 두려움과 숙연함에 저절로 허리를 굽히게 했다. 대웅전 안의 석조석가불좌상과 석등, 삼층석탑의 보물 세 점이 일직선으로 나란한 모습은 그 뜻이 무엇일까 경건하게 했다. 역시 그곳에서 최치원의 모형(母兄) 현준 스님이 선도(仙道)를 일으키려 했다니 놀라웠다.

그저 둘러보는 관광은 마음에 새겨지지 않는다. 역사 깊은 법보사찰, 빼어난 풍광, 맑은 물, 고요한 숲길, 모두 좋다. 하지만 우리 땅에는 비견할 곳이 셀 수 없이 많다. 홍류동계곡 ‘소리길’은 다시 찾고 싶게 만든다. 산책로를 잘 정비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이름이 더 큰 매력이다. 이름은 그것만으로도 관심을 유인하는데 스토리가 더해지면 쉽게 일체가 되고 기억이 깊어진다.

해인사에 ‘선안주원(善安住院)’이 있었던 것은 최치원의 ‘벽기(壁記)’가 증명한다. 굳이 건물의 복원이 아니어도 ‘동국’의 기상을 당당히 한 그 정신을 현시(顯示)하는 것만으로도 큰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청량사의 서슬 퍼런 지세에 ‘난랑비기’의 서문을 더한다면 ‘한민족의 정신’을 다시 찾고 세우는 도량이 되지 않을까.

가장 대중 친화적인 운용 자산은 ‘대장경기록문화테마파크’일 것이다. ‘팔만대장경’ 이야기가 입체영상으로 기다린다. 짧지만 대장경에 대한 이해를 수월하게 하고 환상적인 영상이 남녀노소 모두를 만족시킨다. 운영 주체의 협조를 얻어 최치원의 합천 스토리(입산~선안주원 벽기~난랑비기 서문~고운암)를 영상으로 제작한다면 효과가 클 것이다. 무엇보다 화석처럼 이름만 번듯한 최치원은 안타깝다. 그는 오직 천재여서 빼어난 것이 아니라 그 정신이 오늘에도 여전히 반짝일 수 있는 시대를 초월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를 천년이 넘도록 신선으로나마 붙잡아 곁에 둔 까닭도 그것이리라.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3. 3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4. 4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5. 5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6. 6성장이냐 쇠퇴냐…부산이란 도시 운명은 이것에 달렸다
  7. 7부산이 대륙 끝? 지도 돌려보면 북극항로 시작점
  8. 8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9. 9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10. 10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1. 1조경태, 9일 봉하마을서 盧 참배…與 사하을 기초의원들 “복당 반대”
  2. 2부산 기관장 후보 김태호·김명수, 시의회 인사청문서 부적격 판정(종합)
  3. 3김희정 의원 ‘대주주 회생동의 촉구’ 국제신문 농성장 찾아 응원
  4. 4“여야 협치로 市 조직개편·추경 성과…다음은 민생·PK 초광역”
  5. 5이 대통령 지지율 직전과 같은 37%…민주당 35%, 국민의힘 26%
  6. 6李대통령 “우리 말과 글의 힘이 곧 대한민국의 경쟁력”
  7. 7박형준, 퇴임 후 첫 공개 행보… 총선엔 “아직 생각 없다”
  8. 8인천 해수욕장서 北유실지뢰 54일만에 또 발견.. "안전 유의"
  9. 9부산시의회, 교통공사·시설공단 대표 후보 ‘부적격’ 의견
  10. 10‘빈총경계’ 前 1군단장, 국감장서 “대비태세 문제 없었다” 주장
  1. 1부산 복덩이 ‘부캉이’ 대선소주 모델됐다(종합)
  2. 2전재수 “가덕 공사비 증액 법 개정 조속 통과…소급적용도 추진”
  3. 3산은 회장 “통합 LCC 본사 부산행 결정 땐 적극 지원”
  4. 4부산 찾은 외국인 올 1~8월 343만 명 돌파…프랑스 관광객 작년보다 111%↑
  5. 5[뉴스 분석] 수도권, 가덕신공항 또 트집…국책사업 발목 자성 촉구 목소리(종합)
  6. 6태웅, 1년 갈등 ‘봉합’…노사정 상생협약 체결
  7. 7부산항 오는 배 위치 실시간 확인
  8. 8‘극지해양 독후감’ 공모전 대상 고등부 김세형, 대학·일반부 하웅 씨
  9. 9지자체 ‘비상금’ 3년새 반토막…국고사업 매칭비는 23% 늘어(종합)
  10. 10“AI 해킹범은 中 광둥성 26세” 글로벌보안기업 보고서 추정(종합)
  1. 1양산선 개통 코앞인데…인력 충원 없다
  2. 2전재수 “2028년 G20 정상회의 유치 도전”(종합)
  3. 3골목길 외국어로만 채운 간판 15개…위법입니다
  4. 4동백전 캐시백 상향해 상권 온기…부산형 청년사다리 박차
  5. 5김척수 구청장 후보자 수사 7개월째 표류
  6. 6특혜 논란에도…엘시티 투자이민제 13년 실적 고작 2건
  7. 7“크루즈 관광객 동선, 부산항서 이바구길까지 넓힐 것”
  8. 8박완수, 우주항공·SMR 기반 메가 특구 공들여
  9. 9부산 동백중 교사와 학생 “우리는 와플처럼 달콤한 사이”
  10. 10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9일
  1. 1니가 치면 나도 친다…프로야구 막판에 안타왕 쟁탈전
  2. 2AG 4개의 金 호령한 바다의 왕자…“다음은 올림픽 포디움”
  3. 3막 오른 ‘HJ중공업·동부건설 챔피언십’…최예본·한아름 공동 선두
  4. 4“핸드볼 8년 만의 아시안게임 金…맏언니로서 기뻐”
  5. 5SON A매치 최다골 대기록에도…뒤숭숭한 韓축구
  6. 6하현승, 계약금 16억에 키움 입단
  7. 7김도영 굳히기냐, 힐리어드·오스틴 뒤집기냐
  8. 8롯데, KIA에 4-12 패…8회 7실점 ‘와르르’
  9. 9롯데, 6위 탈환 사활…3위 싸움 변수로
  10. 10조코비치, 올 첫 우승 눈앞
우리은행
난치병 환우에 새 생명을
기초생활수급비로 홀로 생계…병원비 부담에 치료 막막
민선9기 지역일꾼 만나다
“누이센터·대봉산 휴양밸리 등 준비해 온 사업, 완성할 차례”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