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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가출 청소년 <상> 가출팸 나쁜 오빠들의 수법

드라이브 하자며 접근해 “돈 벌어볼래”… 성착취 덫으로 유인

  •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  |   입력 : 2020-11-16 20:10:34
  •  |   본지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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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집 나온 중학생 A양
- 친구 소개로 알게 된 오빠들
- 꾀임에 속아 조건만남 발 들여
- 그만두겠다 하자 되레 협박

- 가출 비호세력 피해자 물색
- 오락실·카페 등이 주요 장소
- SNS·채팅앱에서도 비일비재
- ‘만남’ 현장 급습해 돈 뺏기도

- “보호 사각지대 청소년 많아
- 지역사회서 방안 강구해야”

잦은 가출로 가출팸(Family)을 경험했던 중학생 A 양은 가출 청소년을 옥죄는 성 착취의 대표적인 사례다. 가출할 때마다 ‘아는 오빠들’ 사이를 오가며 여러 차례 성매매를 강요당했다. 문제는 적지 않은 가출 청소년이 성매매를 피해로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오빠들이 ‘부탁’하면 한 번 해볼 수 있는 정도로 여긴다.오빠들이 ‘풍요로운 가출’에 필요한 것들을 마련해주는 탓이다. 이 때문에 오빠들의 말을 거스르기는 쉽지 않다.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반복되는 성 착취의 덫에 깊숙이 걸려든 뒤다.
   
부산 부산진구 서면의 S 오락실 앞. 학업중단위기학생 복귀지원단체 ‘틴스토리’에 따르면 이곳은 가출팸(Family) 비호세력이 가출 청소년을 물색하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신심범 기자
■성 착취의 악순환 … A 양의 고백

중학생 A 양은 지난겨울 무작정 집을 나왔다. 엄마 아빠가 싫었다. 호기롭게 가출을 감행했지만, 갈 곳이 없었다. 때마침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아는 오빠 3명이랑 지내볼래?”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오빠들은 술을 사주고, 담배도 피우게 했다. 그렇게 오빠들과 며칠을 보냈다.

어느 날 오빠들은 A 양에게 은밀한 제안을 건넸다. “돈 한번 벌어보자.” 성매매하라는 뜻이었다. 함께 온 친구는 ‘조건 만남’을 한 지 벌써 2년째라고 했다. 무서웠다. 얼른 이곳을 떠나야 할 것 같았다.

급히 부산에서 알고 지내던 다른 오빠들을 불렀다. 최모 씨와 그의 후배 이모 군이었다. 그들은 한걸음에 달려와 조 양을 데려갔다. 오빠들이 고마웠다. 하지만 머잖아 ‘고마운 오빠’들 역시 본색을 드러냈다. 그들도 ‘일하자’고 했다. ‘딱 한 번만 하자’는 생각으로 제안을 받아들였다. 불쾌한 경험(성매매)을 한 뒤 그만두겠다고 말했지만, 돌아오는 건 강요와 협박이었다. 부산진구 등지에서 한 달에 10번 정도 이름 모를 남자들과 만났다. 몸과 마음은 망가져 갔다.

결국 A 양은 그들로부터 도망쳤다. A 양은 가정으로 돌아갔지만 부모와의 불화를 버티지 못해 다시 집을 나갔다. 그의 가출 소식은 알음알음 퍼져나갔다. ‘아는 오빠’ 김모 씨가 연락해왔다. 그도 ‘일을 하자’고 꾀었다. 먹고 살 길이 없었던 A 양은 ‘돈만 벌고 도망치자’는 생각에 다시 성매매를 시작했다.

가출 청소년은 자신이 성매매 피해자라는 인식보다는 ‘돈을 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때문에 성매매의 대가를 많이 나눠주는 오빠는 ‘착한 오빠’, 적게 배분하거나 모조리 챙겨가는 오빠는 ‘나쁜 오빠’ 정도로만 치부한다. A 양은 “내가 성매매를 했는데 오빠가 돈을 다 가져가는 건 좀 아니라고 생각해 조건 만남을 그만뒀다”고 말하기도 했다.

■“드라이브 하자”는 사람 조심해라

   
가해자와 피해자가 주고받은 메시지 재구성.
16일 학업중단위기학생 복귀지원단체 ‘틴스토리’에 따르면 부산 부산진구 서면의 S오락실은 지역에서 가출팸 ‘비호 세력’과 청소년의 만남이 이뤄지는 대표적 장소다. 값비싼 외제 차를 몰며 서면 일대를 둘러보는 식으로 피해자를 물색한다. 가출한 것으로 보이는 청소년을 만나면 “어디 사느냐. 담배 한 대 피우겠느냐”는 식으로 말을 건다. 그러면서 “차에 타라. 드라이브를 시켜주겠다”며 경계심을 허문다. 24시간 카페나 편의점 등도 이들이 피해자를 찾는 주요 장소다. 서면 외에도 연제구 연산역 인근, 사상구 서부산터미널 부근 등에서 접촉이 이뤄진다고 한다.

SNS와 스마트폰의 발달은 가출 청소년과 ‘비호세력’의 접촉을 더욱더 쉽고 활발하게 만든다. 가해자는 피해자의 연락처를 알게 되면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메시지를 보낸다. “오빠 동생으로 친하게 지내자. 괴롭히는 사람이 있다면 말해라”는 식이다.

가출팸 비호세력인‘오빠들’은 주로 2, 3인조로 활동한다. 학교 또는 동네 선·후배 관계로 맺어진 경우가 다수다. 주범 격의 큰 형이 성매매 알선 등을 주도한다. 공범 격인 동생, 속칭 ‘꼬붕’은 차량을 운전하며 주범을 수발하는 등 범죄를 거든다. 이들은 여성 청소년에게 ‘조건 만남’을 하게 한 뒤 현장을 급습해 “미성년자에게 돈을 주고 성관계를 맺으려 했으니 신고하겠다”며 협박해 돈을 뜯는 식이다. ‘앙톡’과 같은 랜덤채팅 애플리케이션으로 성을 사려는 이들을 구한다.

틴스토리 박용성 센터장은 “가정과 학교에서 관리가 불가능해진 청소년은 가출팸이라는 비호세력에 꼬여 성 착취의 희생자가 되고 있다. 지역사회가 이들 청소년을 품을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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