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착장 입찰 행정소송 1심 패소
- 법률적 절차 악용해 항소 제기
- 최종심 판결까지 장시간 소요
- 정식 낙찰 업체 피해 고스란히
- 해운대구청·해경은 속수무책
입찰에서 떨어지고도 부산 해운대 선착장 부지를 점유해 유람선을 운항하는 사업자(국제신문 지난 9월 10일 자 9면 보도)의 ‘묻지 마 영업’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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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 해운대 유람선 선착장 전경. 국제신문DB |
입찰 결과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했지만, 항소를 제기하면서 최종 판결까지는 몇 년이 소요될 전망이다. 정당한 절차로 입찰을 따낸 업체는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 영업할 수 없는 선의의 피해자가 될 처지다.
항소심 제기 등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법률적 절차를 ‘버티기’ 수단으로 악용하는 제도적 공백을 차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종심에서 패소할 경우, 막대한 ‘징벌적 변상금’을 물리는 등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운대구는 운촌항 유람선 사업자인 A사가 구를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최근 승소했다고 18일 밝혔다.
A사는 지난해 말 구가 진행한 ‘해양관광 요충지 사용 입찰’이 부적절하게 진행됐다며 행정 소송을 제기했다. A사는 이곳에서 20년 가까이 유람선 사업을 해왔으며, 2010년까지는 구와 수의 계약을 통해 공유재산인 선착장 부지를 독점사용했다. 하지만 감사원이 계약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10년 전 처음으로 입찰이 진행됐다. 이 입찰에서도 A사가 선착장 부지를 낙찰받았다.
그런데 사업 기간이 만료되면서 지난해 12월 시행된 입찰에서는 B사가 선착장 부지 권한을 따냈다. A사는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소송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기존 선착장에서 철수할 의사가 없다며 여전히 점유하고 있다.
지난 1년간 5000만 원 상당의 공유재산 사용료를 받지 못한 구는 물론 적법하게 사용권을 따낸 B사 또한 사용 가능한 기간 3년 가운데 1년을 속수무책으로 허비했다.
하지만 구는 최종심이 나오지 않은 만큼 행정대집행 등 적극적인 대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사업면허 허가·취소 권한을 쥔 부산해경도 같은 이유로 최종심 결과가 난 이후에 면허 취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최종 승소하면 A사를 상대로 사용료에 20%를 가산한 변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 피해를 본 B사에 대해서는 사용료 감면 등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아대 김형빈(행정학과) 교수는 “명분 없는 소송으로 지자체나 민간기업이 피해를 입는 경우에는 최종심 결과에 따라 징벌적인 책임을 지우는 방식의 규제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버티기 소송’ 의혹에 대한 A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회사 측은 응하지 않았다.
김민주 기자 min8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