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조직폭력단 ‘영도파’ 소속 고문의 모친 잔치에 서현역 국회의원 명의의 화환이 목격됐다. 이를 두고 정치인과 조폭이 모종의 관계를 맺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과 함께 세력 과시를 위한 조폭의 자작극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19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1일 부산 중구의 한 호텔에서 영도파 고문 이모(64) 씨의 어머니 100세 축하연이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각지의 옛 ‘주먹’들이 모여 이 씨 모친의 상수(上壽)를 기념했다. 호텔 입구부터 행사장까지 검은색 양복을 입은 이들이 도열하는 등 ‘분위기’를 잡기도 했다.
그런데 축하연 자리에서 뜻밖에도 현역 국회의원의 이름이 적힌 화환이 발견돼 경찰이 채증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에 당적을 둔 의원 3명과 무소속 의원 1명으로, 각각 부산·서울·인천·충남이 지역구다. 이 씨는 한때 부산 영도구에서 선박에 제공되는 기름을 취급해 부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경남 밀양에서 숙박업체를 운영하는 등 부산 바깥에서 주로 활동한다고 경찰은 전했다.
해당 의원들은 “이름도 모른다”며 선을 그었다. 부산이 지역구인 한 의원의 측근은 “화환을 보낸 적이 없다. 의원 이름을 도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화환을 보내는 데 엄격한 본인 확인 절차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세력 과시용으로 누군가 임의로 꽃을 보냈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충남의 한 의원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 일각에서는 “전말을 알지 못하니 관계를 확인해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신심범 기자 met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