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옷에 대한 욕심이 거의가 아니라 아예 없다. 솔직한 심정이다. 도무지 옷을 잘 입고 싶은 의지가 하나도 없다. 감각이 없다는 말이 더 맞겠다. 옷에 관심을 가지는 유전자가 제로인가? 유별나게 입는 것도 아니다. 평범하게 입지만 되는 대로 입는다. 그러니 패션 테러리스트라는 말까지 듣게 된다. 그런 입장에서 두 가지 옷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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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철스님의 납의, 평민 백성의 백의. |
옷을 의(衣)라고 쓴다. 윗 옷처럼 생긴 상형문자다. 이 한자가 부수로 붙으면서 옷과 관련된 여러 한자들이 파생된다. 衣가 衤로 모양이 바뀌며 붙은 기울 납(衲)도 그런 한자들 중 하나다. 옷이 해진 데에 조각을 대고 꿰맨다는 뜻이다. 그렇게 기워진 옷이 납의(衲衣)다. 천 조각들을 모아 기워 만든 누더기 옷이다. 수행자들이 입는 가장 허름한 옷이다.
성철스님(1912~1993)께선 주로 납의를 입고 수행하신 납자(衲子)였다. 한자어 납의의 발음이 변해 우리말 누비가 되었다는 설이 그럴 듯하다. 누비 옷은 볼품없는 옷이 아니라 멋을 내는 FW 시즌의 패션 품목이다. 두 겹 천 사이에 솜을 넣고 바느질로 꿰맨 모양이 납의처럼 드러나는 옷이다.
납의처럼 소박한 옷을 하나 더 꼽자면 백의(白衣)다. 백의종군(白衣從軍)이란 말처럼 관직 벼슬 없는 사람이 입는 옷이다. 평민, 즉 백성들의 옷이다. 백의라고 하지만 새하얗게 흰 백색(白色) 옷이라기보다 자연스레 흰 소색(素色) 옷이었다. 백의민족인 우리 한민족의 옷이다. 소색을 가장 좋아하는 나한테도 어울릴 만한 옷이다. 허름한 납의는 승려가 아닌 필자가 입을 자격이 안되겠고, 소색의 소박한 백의 한 벌 쯤은 그나마 옷 욕심을 내도 될 만하겠다.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