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창원시 관광벨트사업 가능
천재의 빛나는 성공 스토리. 빛바랜 위인전처럼 따분하다. 천재가 성공하는 것은 당연한 노릇이고, 천재가 되지 못한 평범한 사람에게 좌절이나 줄 뿐이다. 어려운 환경을 견디며 지극한 노력 끝에 장원급제. 그렇지 않아도 ‘노오∼력’의 세상에 치가 떨릴 지경인데 그걸 교훈이라고! 염장질이나 될 뿐이다.
최치원, 천재 맞다. 문장은 중국인도 칭송할 만큼 빼어나다.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이 거론하지 않아도 실제 중국인이 우리보다 더 잘 알고 좋아한다. 외교와 민간교류의 가교로 삼아야 한다. 그러려면 우리가 저들보다 더 알아야 하는데 기껏 천재, 장원급제, 자금어대 따위의 우이독경이 될 이야기뿐이다. 자금어대는 중국 궁성을 출입하는 출입증 정도이다. 그 빼어난 시도 온통 어려운 한시이니 그 시대나 중국에서나 알아듣지 아무리 번역해놓아도 유행가 가사보다 감동은 없다.
스토리텔링은 픽션이기도 하지만 관점을 달리한 논픽션이기도 하다. ‘난랑비서’로 존재가 입증되는 ‘풍류도’는 우리의 자긍심을 고양하고 새 길을 모색할 수 있는 실마리다. 다른 사람이 백을 할 때 자신은 천을 한다는 ‘인백기천(人百己千)’은 ‘노오∼력’이 아니라 행운의 부적이 되어야 한다. 길고 어려운 비문(秘文)은 그 안에 담겨있는 정신, 이를테면 ‘진감선사의 담백한 고결함’ 등으로 감동을 줘야 한다. 최치원의 바람 같은 사라짐은 또 얼마나 환상적인가. 신선은 요즘 세계적 화두인 판타지의 한국적 소재로 적격이다. 이미 스토리가 입혀져 전해지는 흔적도 다수이지 않은가.
드라마나 영화는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 장기적인 사업이다. 우선은 지자체 간의 협력으로 물꼬를 틀 수 있다. 하동군은 신선 스토리로, 함양군은 ‘인백기천’과 ‘애민’의 현장 스토리로, 합천은 ‘풍류도’를 완성시켰을 만한 청량사를 스토리로 짧은 판타지 영상을 만들어 보여주며 ‘최치원 관광벨트’로 협력하는 것이다. 부산 해운대구와 창원시는 동백섬과 월영대 스토리로 벨트를 만들 수 있겠다. 그렇게 박제된 최치원을 깨워 우리가 사랑하며 손님을 기다리고 그의 이름과 스토리로 다양한 상품도 만들어야 한다. 물론 ‘국뽕’ ‘꼰대’ 스타일은 피해야 하지만.
취재를 하며 깊게 들여다본 최치원의 매력은 겨우 시작일 뿐이고 참으로 매력적인 인물이다. 최치원이 지금 어떤 모습으로 우리 곁에 있을지 상상하면 수많은 그림이 그려진다. 부디 우리 스스로 우리의 귀한 보물을 외면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기대하고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