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도변서 판매하다 단속 걸려
- 사법당국에 고발 조치 당하기도
‘지난해보다 수확량은 30% 줄고, 도로변 판매 과정서 벌금 맞고…’. 수확기에 이어 판매철을 맞은 경남 김해시 진영 단감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단감 시배지가 있는 진영은 단감이 대표 농산물 가운데 하나다.
30일 김해 진영 단감 농가들에 따르면 올해는 지난해보다 단감 판매가가 다소 올랐지만 생육기에 가뭄과 장마 등을 겪으며 생산량이 20~30% 감소했다. 농민 A(62·진영읍) 씨는 “현재 10㎏ 한 상자가 상품 기준으로 3만5000원 선에 거래돼 지난해보다 5000원 올랐다”며 “하지만 올해 일기 불순 등으로 인해 생산량이 급감하고 전반적으로 상품성이 떨어져 오히려 소득은 줄었다”고 털어놨다.
이런 가운데 일부 농가가 진영 읍내 14번 국도변에서 천막을 치고 운전자들을 상대로 직접 판매에 나섰다. 서울 등지의 대형 농산물시장에 출하하면 제값을 받기 어려워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길거리에 나섰다.
현재 진영 읍내 도로변에는 30여 농가가 가판대를 운영 중이다. 하지만 이마저 녹록지 않다. 도로와 붙은 인도에 단감 상자를 쌓아 놓았다는 이유로 국도를 담당하는 부산국토관리청 산하 진영국토관리사무소에서 단속하기 때문이다.
진영 읍내의 아파트 인근 도로변에서 가판대를 운영하는 B(여·66·진영읍) 씨는 “가급적 도로에 붙어 있어야 지나가는 차량 운전자의 눈길을 끌 수 있다. 불가피하게 일부 상자를 인도에 쌓아놓기도 해 단속반에 적발돼 벌금을 물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진영국토관리사무소는 인도 무단점용을 이유로 농민을 사법당국에 고발 조치하고 있으며 이어 무단점용 당사자에게는 상응하는 벌금을 부과한다. 진영국토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진영 일대에서 단속된 건수는 모두 13건이며, 지난해에는 20건을 넘었다. 가판대를 운영하는 농민 C(54·진영읍) 씨는 “한 번에 벌금 50만 원이 부과되기도 하고 계속 단속되면 벌금이 올라간다”고 밝혔다. 진영국토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농민들이 인도를 점용한다는 민원이 들어와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로변에서 장사하는 농민들은 “우리나라 단감의 시배지라는 명성에 걸맞게 김해시나 정부 차원에서 이곳을 오가는 시민이나 관광객이 편하게 단감을 살 수 있도록 판매장 개설 등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해 지역에는 913농가가 925㏊에서 단감을 재배한다.
박동필 기자 fee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