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박기철의 낱말로 푸는 인문생태학]<492> 이불과 담요: 우리말과 한자어

  • 박기철 경성대 교수
  •  |   입력 : 2020-12-10 19:45:42
  •  |   본지 18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진갑곤 박사가 쓴 ‘한자어와 관계있는 우리말의 어원’에 의하면 한자어에서 유래한 우리말이 아주 많다. 가가(假家)에서 온 가게, 침채(沈菜)에서 온 김치, 내흉(內凶)에서 온 내숭, 설마(雪馬)에서 온 썰매, 악착(齷齪)에서 온 억척, 석유황(石硫黃)에서 온 성냥, 급작(急作)이에서 온 갑자기, 하수분(河水盆)에서 온 화수분 등등등….

   
이불도 한자어에서 유래했다는데? 수행자가 이불을 덮으면 음심이 생겨 불심이 떠나기에(離) 이불(離佛)이란다. 글쎄? 필자의 주관적 판단으로는 낭설이다. 이치에 어긋나는 걸 억지로 끌어다 붙이는 견강부회처럼 우리말에 한자를 어거지로 갖다 붙여 만든 한자부회(漢字附會)다. 정말로 이불이 그런 뜻인 줄 아는 수행자라면 이불 대신 방석 등으로 배와 다리만 덮고 잘 수도 있다. 하지만 이불은 돌 꽃 물 꿀 바다 엄마 하늘 바람처럼 순우리말이다. 증거가 있다. 한글로 쓰인 15세기 문헌인 석보상절에 이불은 한자없이 니블로 나온다. 한자로 이불은 피(被)다. 이불과 한 세트로 이부자리를 이루는 요는 어떨까? 이불과 달리 요는 한자어에서 유래한 우리말로 사료된다. 근거가 있다. 요는 담요의 준말인데 담(毯)은 한자어다. 요는 잠자리 바닥에 까는 욕(褥)이 쉬운 발음으로 변한 듯하다. 결국 담욕(毯褥)이 담요가 된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러 겪는 괴로운 고행(苦行)이 아니라 온전한 수행(修行)을 위해서라도 이불을 잘 덮고 자야 불심이 깃들겠다. 부처님께서도 6년 간의 고행 후에 보리수 아래서 깨달음을 얻고는 이불을 잘 덮고 주무셨을 것같다. 수행을 게을리 하며 낮잠자는 제자들을 혼내셨으나 이불 덮고 자는 걸 이불(離佛)이라며 소리치며 야단치지 않으셨겠다. 박기철 경성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3. 3[시민기자] ‘핑크 가을’ 내려앉은 대저생태공원
  4. 4[도청도설] 발가벗겨진 사우디
  5. 5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6. 6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7. 7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8. 8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9. 9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10. 10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1. 1또 도마 오른 항만공사 통합…“소신없는 사장 책임” 질타
  2. 2與, 추미애 ‘재정 빨대’ 진화 안간힘인데 기름 부은 부승찬(종합)
  3. 3언론노조·국제 비대위 “대주주 엄벌” 청와대 간다
  4. 4여도 야도 시중은행 연쇄 해킹 사태 집중 질타
  5. 5“통합 진에어, 처음 취지대로 부산 이전해야”
  6. 6박철우 서울공소청장 “李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검토한 적 없다”
  7. 7“‘재정빨대’ 사과 바라시니 사과” 秋 순직 소방관 빈소 발언 파장(종합)
  8. 8[속보] 강화도 해안서 '北 유실 추정' 대인지뢰 또 발견…이달에만 4번째
  9. 9퐁피두 중단에 국힘 박수영 1인 시위…시민사회 “토건 논리 부활 시도” 반발
  10. 10이 대통령 지지율 3주만에 반등한 37.3%…민주 36.2%·국힘 40.9%
  1. 1금양 부활할까…AI 데이터센터 진출 임시주총서 가결
  2. 2데이터센터로 돌파구…이차전지 공장 유치권 등은 과제
  3. 3부산 몸집 키우는 해양금융 생태계
  4. 4부산 명물 삼진어묵, 상하이 입맛 잡는다
  5. 5선원노련 김두영 위원장, ITF(국제운수노련) 집행위 선출
  6. 6이번엔 할리스…고객 개인정보 276만 건 유출(종합)
  7. 7기술유출 엄단…산업부 ‘특사경’ 도입 추진
  8. 8양현재단 20년, 해운·항만 새 항로 모색
  9. 9해양진흥공사, 상임이사 공개 모집
  10. 10노르웨이 북극권 누빈 부산 청소년, 극지경험 공유의 場
  1. 1연 300만 찾는 청사포, 대중교통 하루 8회 마을버스뿐
  2. 215년 발암 석면지붕 슬레이트 치웠는데 증가? 실태조사부터 부실
  3. 3공항공사, 김해서 5년간 2575억 벌고도 투자 451억뿐
  4. 4양산 사송신도시 거점 준공…수영장·도서관·건강센터 한곳에
  5. 5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6. 6태종대 집와이어 안전 괜찮나…시험탑승 정상도착 40% 그쳐
  7. 7상습 음주운전 꼼짝마…후 불어야 시동 걸린다
  8. 8“경남 강점 활용한 SMR 특구 만들자”
  9. 9재개발 조합장 수사 정보 채팅방 올린 공무원 벌금
  10. 10주 15시간 넘기면 인건비 30%↑…생존 위해 쪼개기 고용
  1. 1잘 넣긴 하는데…욱하는 외인, 속 타는 구단
  2. 2전설 수지 수산티 넘은 전설…안세영 47번째 우승 ‘세계新’(종합)
  3. 3KIA 내리 3승이냐, LG 반격 첫 승이냐
  4. 4국대 에이스 곽빈, 최동원상 받는다
  5. 5김태형 유임이냐,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조성환 해설위원 등 새 얼굴이냐
  6. 6돈으로 우승은 못 샀다…MLB 월드시리즈 연봉 하위팀 반란
  7. 7‘통산 최다안타 3위’ 손아섭, 두산에서 방출…선수 생명 이어갈까
  8. 8배드민턴 '세계 최강' 안세영, 여자 단식 최다우승 기록세워
  9. 9부산시청 고은, 전국체전 金…女사격 비공인 세계신기록
  10. 10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우리은행
끝나지 않은 '석면 공포'
어린이집 앞 석면지붕 빼곡…소유주들 빈집 등 이유로 방치
주 13.7시간 노동의 덫
주 15시간 넘기면 인건비 30%↑…생존 위해 쪼개기 고용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