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목길 따라 518m 벽화 조성
- 선상낚시·해산물 요리·숙소 등
- 가족 대상 체류형 패키지도 운영
- 정부 어촌특화 우수사례에 뽑혀
- 500m 바다 산책 덱 곧 완공
- 어촌 체험 프로그램·귀어 지원
- 문어 숙회 판매 사업 등 추진
한때 부산을 오가던 여객선이 정박해 활황을 이뤘던 경남 거제 장승포항 옆에 있는 아늑한 포구 옥화마을. 이 마을은 해양수산부가 주관한 ‘2020년 어촌특화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면서 전국에 이름을 알렸다. 국내 어촌 가운데 가장 경쟁력 있고 지속 가능한 마을로 성장할 가능성을 인정받은 셈이다. 시상은 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방식으로 지난 9일 이뤄졌다.
| |  |
| 옥화 마을 끝자락에서 바다로 향하는 바다 산책로인 ‘지심도 해맞이길’은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 박현철 기자 |
옥화마을은 옆 장승포항과는 달리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시내버스조차 운행하지 않던 오지 아닌 오지였다. 젊은이들이 하나둘 마을을 떠나고, 낚시객만 마을을 찾으면서 각종 쓰레기로 몸살을 앓던 동네였다. 그러던 옥화마을이 변화를 시도했다. 주민 스스로 “우리 모두가 새로운 옥화마을을 만들어 보자”며 자발적으로 마을 가꾸기에 나섰다. 마을 곳곳에 방치되던 쓰레기를 치우고, 우중충한 마을 담벼락에 벽화를 그려 활력을 불어넣었다. 포구 물양장에 나뒹굴던 어구와 기자재 등은 줄줄이 붙인 파란색 컨테이너에 넣어 예술작품처럼 깔끔하게 정리했다.
■구슬처럼 맑은 물과 벽화마을
옥화마을은 거제대학교 아래 포구에 자리 잡았다. 거제의 수많은 포구 중 어머니 품 같은 아늑함을 안겨주는 조그만 포구다. 마을에 들어서면 전형적인 어촌마을임을 직감한다. 구슬 옥(玉)에 꽃 화(花)를 쓰는 옥화마을은 말 그대로 구슬처럼 맑은 물과 붉은 꽃으로 장식되는 동백 숲을 자랑한다. 자그마한 몽돌해변과 모래해변에서 바라보는 바닷빛은 청명하기 그지없고, 마을 끝자락에는 울창한 동백 숲이 눈길을 끈다. 내달 초쯤 동백이 꽃망울을 터트릴 것으로 보인다.
| |  |
| 마을 담장에 문어 낚시를 주제로 그린 벽화. 박현철 기자 |
마을은 쓰레기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깨끗하다. 조용히 힐링하기에 제격인 한적하고 깨끗한 어촌마을이다. 집집마다 담벼락에는 벽화가 그려졌다. 처음에는 한두 채만 그려 넣었으나 반응이 좋아 모든 집으로 확대했다. 길이 518m의 골목길을 따라 벽화를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벽화는 마을 특산품인 문어와 전갱이 등을 주제로 바닷속 이야기를 주로 다뤘다. 거제지역 예술인과 마을 주민이 합심해 벽화마을을 조성했다.
최근에는 마을 앞 몽돌해변의 안전을 위해 설치해둔 경계석(안전막)을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개 색깔로 아름답게 장식했다. 마을이 깨끗해지면서 귀어·귀촌인과 다문화가정 등 유입 인구가 불어나면서 20가구를 조금 넘던 마을은 현재 80여 가구로 늘어났다.
■선상 낚시와 지심도 해맞이길
| |  |
| 문어 조형물을 붙여 예술품처럼 꾸민 옥화마을 버스 정류장. 박현철 기자
|
옥화마을은 물이 맑아 예전부터 문어 주산지로 유명했다. 전갱이 등 다른 어족 자원도 풍부하다. 마을 주민은 선상낚시와 해산물 바비큐, 숙소 등을 제공하는 체류형 패키지를 운영한다. 물론 당일 선상낚시도 즐길 수 있다. 가족이나 어린이 등 초보자를 주 대상으로 한다. 대부분의 어촌마을에서 전문 낚시객을 상대로 낚싯배를 운영하는 것과 달리 차별화했다. ‘몸만 오면 된다’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마을 앞에 자리 잡은 지심도(동백섬)를 중심으로 한 인근 바다에서는 초보자도 손맛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마을 동백 군락지에서는 바다 산책 덱(길이 500m)을 조성 중이다.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 완공을 목표로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이 바다 산책로는 ‘지심도 해맞이길’로 불린다. 초입은 왼쪽에 동백 군락지가, 오른쪽에 몽돌해변이 접해 있다. 전망대가 자리 잡은 중간 지점부터는 아예 바다 가운데로 향한다. 전망대부터는 지심도를 조망할 수 있다. 이 바다 산책로가 완공되면 옆 장승포항까지 곧바로 연결된다. 바다 산책로가 끝나는 지점부터는 옛길을 통해 장승포까지 이어주는 4km 구간을 지난 8일 개통했다. 옥화마을에서 장승포까지 연결되는 전 구간은 바다 산책로 완공과 함께 곧바로 개통된다.
■주민이 잘사는 마을로
| |  |
| 옥화마을 주민이 마을 입구에서 특산품인 문어 조형물을 들고 ‘문어마을 옥화’를 홍보하고 있다. 옥화마을 제공 |
마을은 이번 대상 수상을 계기로 ‘잘사는 마을’로 도약을 꿈꾼다. 우선 마을 특산품이자 브랜드인 문어를 활용한 수익 사업을 추진 중이다. 문어를 삶아 진공 포장한 ‘문어 숙회’ 가공품을 개발해 전국적인 판매 유통망 확보에 나선다. 이 문어 숙회는 ‘2020 부산국제수산 EXPO’에 참가해 호평 받았다. 나아가 문어 밥상과 문어빵 등 문어를 테마로 한 6차 산업화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마을로 점차 알려지며 귀어·귀촌인 9명, 다문화가정 3가구가 유입됐다. 마을은 귀어·귀촌인, 다문화가정,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네트워크 교류사업을 통해 마을 알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우선 거제교육지원청과 협약을 하고 전국의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어촌 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도시민의 안정적 어촌 정착을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 중이다.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체계적인 교육을 통해 귀어를 적극적으로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 나선다. 호화로운 상품보다는 거제 바다와 어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치유 프로그램에 초점을 맞춰 우리나라 최고의 힐링 마을로 가꾸겠다는 것이 마을 주민에 포부다.
박현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