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제처, 법령해석 요건 검토 중
- 정부 김해확장안 공식 폐기 미뤄
- 반격 여지 빌미 제공했단 지적도
국토교통부가 15일 공항시설법 제34조에 대한 유권해석을 법제처에 의뢰한 사실이 확인됐다. 앞서 세 차례 유권해석은 총리실 검증위원회 차원에서 이뤄졌다. 검증위 활동이 종료되자 국토부가 직접 검증위의 김해신공항안 백지화 결정 ‘뒤집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토부가 장관 교체기에 기습적으로 유권 해석을 의뢰하면서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정에 집단 저항하고 나섰다는 비판도 커진다.
법제처 법령해석 현황조회에 따르면 국토부가 지난 9일 공항시설법 제34조와 관련한 법령해석을 요청한 사실이 확인됐다. 현재 국토부의 의뢰는 법제처에 접수된 상태로, 법제처는 ‘법령해석 요건’을 검토 중이다. 유권해석을 요청한 사항이 법령해석의 영역인지, 아닌지를 따지는 것이다. 법령해석 요건에 부합한다면 법제처는 본격 심의에 돌입하고, 아니라면 검토 없이 반려된다. 법제처 관계자는 “공항시설법 제34조가 접수된 상태다”며 “법령해석 요건 검토는 통상 2주 정도 걸린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번 유권해석 의뢰 내용을 ‘비공개’로 부쳐 의구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국토부가 공항시설법 제34조에 대해 ‘어떤 질의’를 했는지 감춘 것이다. 공항시설법 제34조는 ‘항공기 안전 운항을 위해 비행장 주변 장애물을 제거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공항시설법 제34조 ‘제1항 제1호’에 대한 유권 해석을 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검증위는 해당 법률의 예외 조항에서 장애물을 방치할 때는 관계 행정기관(지자체) 장과 ‘사전 협의’해야 하는데, 국토부가 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국토부가 사전 협의의 ‘강제성’에 대해 재의뢰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 국토부는 지자체의 답변 여부와 관계없이 협의를 ‘요청’만 하면 법률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렇게 되면 지자체가 항공기와 충돌 위험이 있는 경운산·임호산 등에 대해 ‘방치하면 안 된다’고 판단하더라도 국토부가 이를 임의로 결정할 수 있다.
공항시설법 제34조 ‘제2항’에 대한 유권 해석을 의뢰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이 조항은 항공학적 검토위원회의 의결로 국토부 장관이 항공기 비행안전을 해치지 않는다고 결정한다면 장애물을 방치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조항도 검증위의 검토 당시 국토부가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의 가덕신공항 ‘발목 잡기’가 도를 넘었다는 비판도 거세다. 국토부는 검증위 발표 직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후속 조치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다시 반기를 든 셈이다. 국토부의 불복 행태를 놓고 총리실과 청와대가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검증위 발표 이후 공식적인 김해신공항 폐기 결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민주당 동남권신공항 기획부단장인 박재호(부산 남을) 의원은 “국토부의 유권해석 의뢰가 검증위의 결과를 뒤집지 못할 것이라고 본다”며 “가덕도신공항 특별법은 계획대로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해정 기자 call@kookje.co.kr
◇ 공항시설법 제34조 유권해석 의뢰 일지 |
의뢰처 |
접수일자 |
내용 |
결과 |
국무조정실 |
4월 7일 |
공항 건설 때 자연장애물 제거 또는 존치 판단 근거로 제34조 적용 여부 |
반려 |
국무조정실 |
9월 24일 |
장애물 방치 때 관계행정기관 장이 국토부 장관 등과 협의 대상 여부 |
지자체와 협의 대상 결론 |
국무조정실 |
11월 5일 |
지방항공청장이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인위적으로 제거 곤란한 산악 및 구릉 존치 여부 |
반려 |
국토교통부 |
12월 10일 |
비공개 |
해석요건 검토중 |
|